대통령 다녀가자 리모델링…의전에 치우친 창조경제
텅빈 입주기업 공간…흉물로 방치될까 '우려'
입력 : 2015-06-02 16:00:00 수정 : 2015-06-02 17:38:11
지난달 21일 찾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사진/뉴스토마토)
 
일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개소식 직후 구조 변경에 돌입하면서 대통령 의전용 전시장을 꾸몄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대통령의 일정을 고려해 준비되지 않은 센터의 개소 시점을 무리하게 앞당긴 데다, 행사 이후에는 서둘러 또 다시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촌극이 연출됐다.
 
취재팀이 지난달 21일 찾은 강원센터는 개소식(11일)이 끝나자 구조 변경에 착수,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달 중순 쯤 공사를 끝내고 재개장할 예정이다. 센터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혁신센터가 위치한 강원대에서 약 10km나 떨어진 강원테크노파크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 개점하고도 휴업 중인 상황이었다. 
 
앞서 지난달 14일 방문한 전북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전북센터는 1월 대통령이 다녀갈 때까지만 해도 리모델링 계획이 없었지만, 2월 부임한 양오봉 센터장이 구조 변경을 지시하면서 공사장으로 변했다. 의전 중심이었던 1층 공간을 전부 뜯어고치고, 2층 구석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원스톱 서비스 창구(금융·법률·특허지원) 위치도 사용자 친화적으로 옮길 예정이다. 양 센터장은 "현장에 와보니 이렇게 해서는 창업카페처럼 편하게 모여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어려웠다"며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한다)"고 말했다.
 
강원·전북센터를 제외한 9곳의 다른 지역 센터 역시 인테리어가 행사용에 최적화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경기센터는 3D프린터와 각종 공구를 구비한 3D랩(Lab)을 만들었지만, 전시용에 그치면서 이용자가 거의 없었다. 광주센터는 센터 한가운데에 그럴싸한 개방형 도서관을 만들었지만, 역시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방의 한 센터 관계자는 “전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3D프린터를 제대로 운용하려면 데이터 모델링 장비 등 서너 가지 종류의 기계들이 필요하다. 3D프린터 1대씩 갖다 놓는 식으로 너도나도 따라하면 안 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지난달 지방의 한 창조경제혁신센터 내 스타트업 입주공간. 한창 일할 시간임에도 불이 대부분 꺼져 있다.(사진/뉴스토마토)
 
각 센터에 입주시켜 인큐베이팅(보육)한다던 스타트업 사무실은 저마다 텅텅 비어 있는 채 유령공간의 흉측한 모습으로 있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센터마다 각각 6~38곳의 보육기업들을 유치했다고 설명했으나, 취재팀이 센터들을 전부 둘러본 결과 불이 꺼져있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손에 꼽을 정도의 입주기업마저 계획에 명시된 초창기 스타트업이 아닌 2~7년차 중소기업들로 채워져 있었다.
 
직원이 있는 곳도 한두 명 형식적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전부였다. 본사가 수도권에 있는 광주센터의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센터 입주는 사실 형식에 그치고 있다"며 "우리를 센터에서 선정한 것도 광주에 입주할 기업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훈·이충희 기자 donkey3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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