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혹은 Dr 화장품 브랜드 범람
'의사' 표현 막은 화장품법의 사각지대…개정 보안 지적도
2015-05-26 19:25:03 2015-05-26 19:25:03
'닥터', 'Dr+', 'Dr'가 붙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화장품법(제13조)상 '의사'라는 용어 사용이 금지됐지만, 영어로 의사를 뜻하는 '닥터'에 대한 제재가 없다는 점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라는 표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허위·과장광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이 조항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행 화장품법상 의사 지위를 활용한 광고는 물론, 제품에도 관련 내용을 표기하지 못하게 돼 있다. 하지만 법의 허점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의사가 화장품 개발에 참여했다거나 관련이 있는 것 같은 분위기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화장품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브랜드 명이다. 고운세상의 'Dr.G', 에이스 성형외과의 '닥터 에버리스(Dr. EVERIS)', 그랜드 성형외과의 'Dr. Grand+(닥터 그랜드)', 서인홀딩스의 '닥터 마인(Dr. MINE)', '닥터자르트', '닥터멕(dr.mek)' 등 의사가 만들었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화장품 브랜드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브랜드 뿐만 아니라 제품명에도 '닥터'라는 용어가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케어존의 '닥터 솔루션 아큐어', 에뛰드하우스의 '닥터마스카라 픽서', '바닐라코 닥터 하이드 듀얼 컨실러', '토니모리 닥터토니' 등이 그 예다. 민감성, 트러블케어 제품에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색조 화장품에도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나 제품에 실제로 의사가 화장품 제조나 개발 등에 참여했는지 여부와 기여도를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아예 의사와 연관성이 없는데도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해 '닥터'라는 용어를 활용하는 업체도 있다. 
 
화장품법 제13조와 같은 법 시행규칙 제22조에는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하지 말 것', '의사·치과의사·한의사·약사·의료기관·연구기관 또는 그 밖의 자가 이를 지정·공인·추천·지도·연구·개발 또는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나 이를 암시하는 등의 표시·광고를 하지 말 것'을 정하고 있다.
 
식약처는 "화장품 법령을 위반하지 않도록 표시·광고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명확한 규제가 부재해 유명무실한 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병원이나 의사 이미지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법에 걸리지 않는 선에서 닥터라는 명칭을 쓰면서 의약품으로 오인 할 수 있는 튜브 형태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도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쓰지 않고도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어 관련 법이 무용지물"이라며 "이미 많은 업체들이 닥터(Dr.)를 브랜드명에 포함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지승 기자 raintr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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