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의 계절, 피부암 '주의'
유병률 5년만에 44% '껑충'…점·검버섯과 혼동 우려
입력 : 2015-05-26 19:36:39 수정 : 2015-05-26 19:36:39
김모(70세)씨는 발에 없던 점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점점 크기가 커지고 가려움증과 통증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단순히 점인 줄 알았던 김씨는 병원에서 피부암 진단을 받았다.
 
피부암은 이른바 '백인병'으로 불릴 정도로 국내에선 생소한 질병이었지만 최근에는 발병률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피부암 환자는 2013년 1만5500여명으로 2009년(1만980여명) 대비 44% 증가했다. 한해 평균 증가율은 9.6%였다.
 
피부암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생활환경의 변화와 관련 깊다. 레저활동 인구가 늘어나고 및 일광욕을 즐기는 등 생활습관의 서구화로 자외선 노출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환경오염으로 오존층 파괴로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 양이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외선에 과하게 노출되면 암 억제유전자의 DNA를 변형시켜 피부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레저활동 인구가 늘어나고 및 일광욕을 즐기는 등 생활습관의 서구화로 국내에도 피부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사진/뉴시스
피부암은 편평상피세포함, 기조세포암, 악성흑색종으로 크게 나뉜다. 편평상피세포암은 피부가 부어올라 살덩어리가 부서진 것처럼 보이며, 비교적 붉고 크며 불균일한 모양을 보인다. 기저세포암은 검은색이나 흑갈색을 보이고 약간 볼록하게 나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점으로 많이 착각하는 암이다. 가장 악성도가 높은 악성흑색종은 가려움이나 통증 같은 자각 증상이 없으며 평범한 검은 반점으로 보인다.
 
피부암이 이전에 발생했던 경우엔 다른 피부암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기저세포암 진단 후 5년 내 새로운 피부암이 발생할 확률은 약 35~50% 정도다. 악성흑색종 발생 후 편평상피세포암과 기저세포암의 발생할 확률도 3배 정도 높아진다. 따라서 이전에 피부암이 발생했던 적이 있다면 3~12개월 간격으로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이들 피부암은 조기에 진단만 하면 90% 이상이 완치될 수 있다. 병변의 변화를 관찰하는 자가검진은 피부암의 조기발견 가능성을 높인다. 문제는 피부암을 점이나 검버섯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의 환자들은 조기치료의 시기를 놓치고 병을 악화시킨다. 때문에 의료진은 크게 전신의 피부를 빠짐없이 살펴보고 병변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종양(점)의 좌우 모양이 비대칭성을 보이거나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하면 피부암이 의심된다. 새로 생긴 검은 점이 0.6cm보다 크거나 다양한 색조 및 음영을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쉽게 출혈이 일어나는 경우, 같은 자리에 지속적으로 재발하는 경우, 다치지 않았는데 딱지나 궤양이 발생한 경우, 병변의 가려움이나 통증 등이 발생한 경우, 색소성 병변의 크기와 모양이 변하는 경우, 새로운 색소성 병변이 나타난 경우에도 피부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만일 악성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게 된다. 피부 병변의 일부를 잘라내 현미경으로 조사하는 방식이다. X선 검사와 초음파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정밀검사도 필요에 따라 실시된다.
 
치료는 환자의 건강상태, 병변의 위치와 크기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결정된다. 병변과 주위의 정상 경계부를 일부 포함해 종양을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이 가장 흔히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피부 결손이 심한 경우에는 피부를 이식하기도 한다.
 
또한 병변의 완전 제거와 최대한의 조직 보존하는 모즈미세도식 수술, 고주파 전류를 이용한 전기소작술, 액화질소를 사용해 암세포를 동결 괴사시키는 동결요법, 광화학요법으로 목표조직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광역동치료, 수술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환자에게 사용하는 방사선 치료 등 다양하다.
 
무엇보다 피부암은 예방이 중요하다. 피부암의 발생은 자외선과 연관돼 있으므로 평소에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태양빛으로부터 피부만 보호해도 80%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외출하기 전에는 옷, 자외선차단제, 썬글라스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태양빛이 강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자외선차단제는 정기적으로 발라야 한다. 자외선차단제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외출하기 20분 전에 피부에 발라줘야 한다. 다만 생후 6개월 미만의 아이에게는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주는 것이 적합하지 않으므로, 유아는 그늘에 두고 천으로 자외선을 가려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되도록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옷을 입혀야 한다.
 
이준영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대한피부과학회 이사장)은 "국내에도 피부암 유병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환자 대부분이 증상 구분을 어려워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피부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어 갑자기 생긴 점이나 점의 모양과 크기가 달라졌다면 피부암을 의심하고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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