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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 구제와 공정한 세상을 위한 나의 여정
세계 시민
2015-05-21 13:53:11 2015-05-21 13:53:11
많은 사람이 세계 각지에서 빈곤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떻게’ 그들을 도울 것인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여기, 방글라데시의 한 마을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 700만 명 이상의 빈민을 가난으로부터 구출해낸 무함마드 유누스가 있다. 그는 무담보 소액대출 운동의 일환으로 그라민 은행을 설립하였으며, 빈곤퇴치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가 ‘사회적 기업’이라는 답을 찾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 인터뷰 기사를 CNN이 2013년 11월 15일에 보도했다.
 
인도의 한 마을에서 모임을 열고 있는 여성들. 소액 금융은 그들을 비롯해 약 10억 명의 삶을 변화시켰다. 캡쳐/바람아시아
 
제가 훗날 그라민 은행 설립으로 이어질 행동을 하기 시작했을 때, 저의 꿈은 작고 소박한 것이었습니다. 방글라데시에 있는 조브라라는 작은 마을의 빈민들을 돕자는 것이었죠. 저는 만약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돈을 쥐여 준다면 그들의 삶이 나아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 작은 생각이 지금처럼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될 줄은 그 당시에는 전혀 상상도 못 했죠.
 
제가 그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은 방글라데시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1970년대였습니다.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고통과 마주하게 되었을 때, 제가 배워왔고 가르쳐온 경제 이론들은 더는 저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이론들을 더는 상대하지 않고, 대학 대신 마을로 뛰쳐나가 제가 하루에 한 사람이라도 도울 수 있는지 알아보러 더 넓은 세상 밖으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몇몇 여성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 저는 그들이 생계를 꾸려가는 과정에서 대금업자들의 희생양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빌린 돈에 비해 엄청난 비율의 이자와 다른 부담스러운 요구에 강제적으로 응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직접 그들에게 돈을 빌려줌으로써 그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42명의 사람에게 자비로 총 합해 27달러를 빌려주었습니다. 그 돈으로 그들은 대금업자들의 압박으로부터 해방되었고 나중에 저에게 그 돈을 다시 갚을 수 있었죠.
 
이 작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라민 은행이 설립된 것입니다. 30년간 이 은행은 8백만이 넘는 방글라데시 사람들에게 적당한 돈을 빌려주고 그들이 빈곤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습니다. 전통인 시스템에 있는 다른 은행들과는 달리, 그라민 은행은 빈민층 중에서 가장 가난한 이일지라도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기만 한다면 자신의 경제적 문제를 잘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첫 대부금은 40달러 정도가 됩니다. 오늘날에 이르러 대부금의 평균은 200달러 정도이고 상환율은 97%에 육박합니다. 우리의 고객은 주로 여성(97%)입니다. 그들은 저축예금의 기금으로 은행의 주식을 사들여 은행을 소유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우리 은행이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에 충실한 것만큼 빈곤을 완화하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제가 추구하는 소액 금융은 이제는 많이 알려진 개념이 되었습니다. 소액 금융 기관들은 1억 6,0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며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개발도상국의 10억 가까이 되는 수의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켜왔습니다.
 
그라민 은행 설립에 이르는 과정에서, 저는 또한 지방 빈민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자급자족적 사업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저 이윤을 추구하기보다 사회적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새로운 유형의 기업, 즉 사회적 기업의 시작이었습니다. 저는 나중에 제 책에서 이것을 ‘빈곤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과 사회적 기업 만들기’라고 명명했죠. 사회적 기업은 자본주의 모델과는 다른 대안을 제시합니다.
 
이 같은 기업의 핵심은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기보다는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습니다. 기존의 시장의 틀 안에서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도록 만들어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기업입니다. 기업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접근성을 높이고, 서비스나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적당한 양의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비영리와 구분됩니다. 사회적 기업은 지속 가능한 것이어야 하고, 투자한 만큼의 돈을 돌려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투자한 이상의 것을 받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러한 기업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국제적 기업이 저희와 같이 일하는 데 관심을 표해왔습니다. 다논, 비올리아, BASF, 유니클로, 맥케인, BR 식품과 반도체 회사를 비롯해서 말이죠. 우리는 이들과 함께 벤처를 세우고, 그들의 전문적 기술을 이용해 영양실조, 비위생적 식수 문제, 각종 모기로 인한 질병, 실업과 모계로 인한 건강 문제의 해결에 힘씁니다.
 
또한, 저희는 태양에너지를 마을에 공급해주는 그라민 샥티와, 적당한 가격으로 백내장 수술과 다른 눈 관련 서비스를 시골에서 제공하는 그라민 안과와 같은 독립적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는 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글라스고 칼레도니안 대학은 저희와 협력해 시골 여자아이들에게 질병 관련 교육을 하는 간호대학을 설립했습니다.
 
2010년에 경영 관련 경험을 가진 사스키아 브루이스텐을 만나며,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기업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그녀와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세계의 사회적 기업가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유누스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습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유누스 사회적 기업은 8개의 나라(아이티, 알바니아, 브라질, 코스타 리카, 콜롬비아, 튀니지, 우간다) 에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해오고 있습니다.
 
이 기업의 원칙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지역의 문제를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한 사업계획 중 가장 우수한 것을 선정합니다. 처음의 투자액을 충당한 다음부터 모든 수익은 기업에 다시 투자되거나 고객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사용됩니다. 이로써 유누스 사회적 기업은 그 자체의 기금으로 다른 기업에 투자를 하고 이윤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사회에 환원되는 것이죠.
 
세계 인구가 70억을 돌파하고 있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자본주의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우리의 환경, 건강,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끝이 없는 소유욕과 권력욕을 위해 희생하게 될까요? 아니면 사람들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가장 중시하는 세상을 다시 상상해봄으로써 운명을 우리의 손으로 직접 결정짓게 될까요?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 모델이 그런 시도의 일환으로 보일 수 있을까요?
 
조브라 마을에서 42명의 사람에게 27달러를 빌려주는 것으로 시작해 저는 여태껏 제 여정에서 꽤 먼 길에까지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물음과 열정이 향하는 방향은 여전히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난한 자에게 힘을 실어 그들이 그들의 상황을 스스로 바꾸도록 도울 수 있을까? 이윤이 아닌 더 나은 세상 만들기를 추구하는 기업의 힘으로 그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유누스 사회적 기업의 사명이자, 제가 가는 여정의 목적지가 아닐까 합니다.
 
 
 
유영후 /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기자 www.baram.asia T F
송윤아 기자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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