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스타' 유승준씨, 지금은 2015년입니다
입력 : 2015-05-20 14:25:38 수정 : 2015-05-20 14:25:38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심경을 고백한 유승준. (사진캡처=아프리카TV)
 
유승준(스티브 유)이 대중 앞에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냈다. 지난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획득해 병역을 기피했다는 이유로 입국 금지를 당한지 13년 만이다. 그런 그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됐다.
 
유승준의 심경 고백은 지난 19일 아프리카TV를 통해 생방송됐다. 생방송에 앞서 애잔한 분위기의 배경 음악과 함께 유승준의 전성기 활동 모습과 입국 금지를 당할 당시에 대해 담은 화면이 방송됐다. 오후 10시 30분 카메라 앞에 등장한 유승준은 무릎부터 꿇었다. "무슨 말을 먼저 해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눈물도 글썽였다. 
 
"오늘 이 자리는 제 심경 고백도 아니고 제 어떤 변명의 자리나 그런 자리가 아니다"라며 사죄의 뜻을 밝힌 그는 왜 군입대를 앞두고 시민권을 획득했는지와 왜 13년 만에 대중들 앞에 서게 됐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유승준의 설명은 이랬다.
 
"군대를 가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설득을 했다. 스무 살때부터 부모님을 모셨고, 회사에 직원도 많았다. 내가 일을 안 하면 회사가 문을 닫아야 했다. 군대를 가는 것이 더 이기적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들이 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알려주지도 않은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내 문제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아들이 학교에서 '아빠가 유명한 사람인데 왜 한국에 못 가냐'는 말도 들었다."
 
회사 식구들을 포함한 자신의 가족을 위해 군대를 가지 말아야 했고, 13년 만에 다시 대중 앞에 서게 된 것 역시 가족을 위해서라는 이야기다.
 
굴곡 많았던 과거사를 애잔한 분위기로 담아내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이는 모습. 대중들의 동정심을 자극할 만한 그림이다. 하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예상된 시나리오 그대로다", "감성팔이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유승준이 전하려 했던 메시지의 진실 여부를 떠나 전략의 실패였다. 사과와 해명의 방식도,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도 다 옛날식이었다.
 
유승준이 인기 가수로서 한창 활동을 펼쳤던 90년대라면 몰라도 요즘은 '감성팔이'가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요즘은 팩트에 근거해 대중들을 납득시키는 전략이 통하는 시대다. 최근 매니지먼트사들은 소속 연예인들의 사건사고에 대해 감성팔이식의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사건의 핵심에서 비껴난 읍소 전략은 오히려 대중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제작진의 연출은 짜임새가 없었다. "만약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땅을 밟을 수 있다면 군대를 갈 거냐", "대중들의 비난 여론이 쏟아질 때 기분이 어땠냐"와 같이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자극하기 위한 질문만 반복했다. 병역 기피 문제에 대한 유승준의 명확한 해명을 담아낼 수 있는 좀 더 영리한 연출이 필요했다. 인터넷 생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유승준의 심경 고백 방송은 빵점 짜리 프로그램이었다.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신현원 프로덕션 연출, 유승준 주연의 한국 복귀 드라마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그런 가운데 병무청은 "유승준의 국내 복귀 가능성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13년 만의 한국 복귀를 꿈꿨던 유승준은 궁지에 몰렸다.
 
병무청은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은 1997년부터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면서 언론매체 등을 통해 수차례 성실한 병역 의무 이행을 공언했으나, 2002년도 입대를 앞두고 공연을 핑계로 출국한 후 병역기피 목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이라며 "국내에 입국해 연예 활동시 군 장병 사기 저하, 신성한 병역의무에 대한 경시 풍조 등이 우려돼 출입국관리법 제11조에 의거 입국을 금지시켰다. 따라서 병역을 기피한 유승준의 입국금지 해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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