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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슈퍼스타트업)중국 헬스케어 디지털혁명을 주목하라
O2O서비스·노인용 스마트밴드·다이어트앱 등 창업 활발
2015-05-18 16:14:24 2015-05-18 16:14:24
인류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며 헬스케어는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산업으로 급부상했다. 15억 인구를 가진 중국 역시 예외가 아닌데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새로운 형태의 헬스케어 서비스가 잇달아 등장하며 투자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스타트업을 포함한 중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금액은 155억달러로 그 중 모바일 헬스케어 부문이 약 10%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17년까지 중국 헬스케어 부문의 투자가 5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며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2020년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이성…건강도 '애프터서비스'가 중요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술의 성장으로 전 산업 영역으로 확대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헬스케어 부문에서도 신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O2O 헬스케어 서비스는 주로 진료 이전 영역에 집중됐다. '주이(就醫)160', '이성주소우(醫生助手)'와 같은 헬스케어 앱을 통해 병원에 가기 전 자신의 증상에 대해 알아보고 연계된 병원에 예약을 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는 의사와 환자가 만나지 못한다는 비대면 서비스의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온라인을 통해 진찰을 받아야 하니 환자는 자신의 증상을 정확하게 의사에게 설명하지 못했고, 의사는 환자의 말만 듣고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때문에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신뢰 구축도 힘들어지고 담당 의사를 자꾸 바꿔 진료 데이터의 연속성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졌다.
 
이후이성(一呼醫生)은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자는 데에서 출발했다. 첫 진료는 온라인보다는 병원을 방문해 의사를 만나는 편이 낫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 이후 상황에 주목키로 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자신을 치료했던 의사를 선택한 후 '애프터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 것. 병원을 재방문할 필요가 없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완쾌 후에도 의사의 안내를 통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입원을 했던 환자들 역시 퇴원 후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수고를 줄이게 됐다. 
 
작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이성은 론칭 8개월 만에 1000만달러(약11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마하이핑(馬海平) 이후이성 창업주는 "1000만달러 투자는 애프터케어 시장을 개척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블루오션을 형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캉이바오…노부모와 자녀를 잇는 '감성고리'
 
캉이바오(康壹寶)는 초고령사회를 앞둔 중국의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고령 인구는 2억명을 넘어섰고, 80세 이상 고령층도 2 300만명을 돌파했다. 중국 정부는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20년에는 19.3%, 2050년에는 38.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노인전용 스마트밴드 '캉이바오'.(사진=바이두)
캉이바오는 노인 전용 스마트밴드다. 착용하고 있는 사람의 건강 상태를 지정된 사람의 연락처로 수시로 알려준다. 건강에 이상이 생겨도 자식이 걱정할까봐 "나는 괜찮다"고 잘라 말하는 부모들에게 더 이상 속지 않아도 된다. 탄생 비화에는 창업주 두안란(段然)의 경험이 녹아있다. 오랜만에 고향집을 찾았는데 아버지가 별 일 없다던 그간의 말과는 달리 뇌경색 후유증으로 다리가 불편해 진 것. 그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방법을 고심하기 시작했다.
 
캉이바오의 기본 기능은 착용자의 건강상태 점검이다. 맥박이나 호흡 등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지정된 자녀의 연락처로 알림이 울린다. 운동을 하거나 취침 시의 신체 정보도 수집해 건강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개인 비서 역할도 한다. 디바이스가 그날의 날씨를 파악해 맑은 날에는 주변 산책을 권하기도 하며 흐리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경고한다.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시간마다 안내한다.
 
캉이바오는 노년층이 주 사용대상임을 고려해 원터치식 버튼으로 최대한 간편하게 설계했다. 하루 종일 착용해도 불편하지 않도록 부드러우면서 땀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로 줄을 만들었다. 2014년 상반기 출시된 캉이바오는 효자밴드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어버이날을 겨냥해 JD닷컴이 진행한 평생 무상A/S 공동구매 행사에서 사전 준비 물량 999개가 순식간에 동이 나기도 했다.
 
◇보허…거품뺀 건강식품으로 다이어트族 공략
 
보허(薄荷)는 여성들의 평생 숙제인 다이어트를 정조준한다. 창업주 마하이화(馬海華)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건강을 증진시키겠다'는 생각으로 2008년 보허왕(薄荷網)을 시작했다. 주 소비계층인 여성을 공략하기 위해 '건강한 다이어트'를 내세워 온라인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중국 최대의 다이어트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보허왕 홈페이지 메인 화면.(사진=보허왕 캡처)
 
그러나 문제는 수익모델이 변변치 않다는 것. 영양사가 직접 다이어트 식단을 짜주는 유료서비스도 시행해 봤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2009부터 2013년까지 매년 1000만~2000만위안의 매출로 적자만 겨우 면할 뿐이었다. 다이어트에 관한 아무리 좋은 방법을 알려준다해도 이용자가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소비가 이뤄지지 않은 까닭이다. 다이어트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마켓도 시도해 봤지만 큰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
 
그러던 중 마하이화는 중국 대륙을 휩쓴 샤오미의 성공을 주시했다. 중간 유통과정을 줄여 저렴한 가격으로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제공해 큰 성공을 거둔 것. 중국 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건강식품의 원가가 판매가의 15%에 불과하다는 점에 착안해 '샤오미식' 전략을 차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값싸고 우수한 제품에 소비자들은 환호했다.
 
보허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내외 연구기관과 함께 자체 상품을 개발했다. 작년 11월 첫 선을 보인 이 제품은 매달 1000만위안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해 지난 4월 200만위안의 흑자를 기록했다. 마하이화의 예상을 6개월이나 앞당긴 것. 마화이화에 따르면 보허는 세 번째 벤처투자를 예정 중이며 2017년 이전 증시에도 상장할 계획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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