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심장' 내놓는 신세계, 면세점 승부수 통할까
정용진 부회장, '85년 역사' 근대 건축물 탈바꿈 시킨다
2015-05-14 16:09:38 2015-05-14 16:20:12
신세계그룹이 '신세계의 상징'으로 통하는 본점 명품관(본관) 전체를 시내면세점으로 전환해 고품격 프리미엄 면세점을 조성키로 했다.
 
6월초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입찰을 앞두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충무로 본점을 후보지로 검토했던 신세계는 시장성과 상징성을 고려한 결과, 본점 본관에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을 내기로 최종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본점 명품관을 시내면세점 부지로 최종확정했다. 신세계가 시내면세점 특허신청 입찰에 성공할 경우 인근에 위치한 롯데면세점과의 한판승부가 예상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 원 안)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심장 내놓겠다" 배수진
 
다른 곳도 아니고 '본점'의 '본관'이다. 그것도 건물 전체를 사용한다.
 
신세계는 그룹 '업(業)의 모태'이자 1930년 세워져 85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 전체를 면세점으로 전환시키겠다는 파격적인 선택을 감행했다. 그야말로 '심장'을 내놓은 셈이다.
 
신세계가 이처럼 그룹의 모태이자 국내 유통산업의 발원지인 본점 본관을 전격적으로 내놓게 된 것은 그만큼 그룹의 20년 숙원사업을 성사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자신감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면세점 공급이 절대 부족한 명동상권에 면세점을 설치해야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한국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본관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 격이기 때문에 외국 관광객에게 그동안 국내에서 접할 수 없었던 차별화된 면세점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정용진의 선택, 경쟁사와 한판승부
 
현재 9층 일부와 10~11층 등 총 2.5개 층을 사용 중인 소공동 롯데면세점은 평일에도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반면 신세계그룹이 제안하는 서울 시내면세점은 연면적 1만8180㎡(5500평) 규모로 개발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에서 신세계백화점 본점 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400미터에 불과하다.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은 가까운 거리다. 보다 넓은 공간을 활용해 롯데면세점에서 길게 줄 서있는 유커들의 발길을 돌리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과도 크게 한판 붙어볼 자신이 있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명동 상권은 면세점 공급이 부족해 관광객들이 오랫동안 줄 서 쇼핑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 같은 핵심상권에 차별화된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여 시장을 키우고 관광산업과 내수경기 활성화, 고용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사와 전통의 상징성
 
본점 본관은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로 건축 초기의 모습으로 최대한 복원돼 있어 역사적 가치를 되살렸단 평가를 받고 있다.
 
신세계는 또 본관 옆에 위치한 SC은행 건물을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SC은행 건물은 1935년 세워진 근대 건축물로 외국계 은행 소유의 건물이었지만, 신세계가 최근 외국자본으로부터 850억원을 투자해 되찾았으며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
 
신세계는 SC은행 건물에 다양한 고객 서비스 시설과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등을 설치해 본점 본관이 세계적 수준의 새로운 면세점 모델로 개발되도록 보완해 주는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협력과 상생, '신의 한 수' 될까 
 
신세계는 본관 본점을 면세점으로 활용하면서 국내 1호 전통시장인 남대문 시장의 상권 활성화에도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서게 되면 명동과 남대문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아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다양한 쇼핑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남대문 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마케팅, 상품개발, 매장운영 등의 노하우도 제공해 적극적으로 시장 살리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또 단체여행객과 더불어 개별여행객들 역시 남대문시장으로 유입돼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전통문화 퍼레이드 개최, 관광 가이드 전담인력 배치 등 다양한 차별화 관광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신세계의 계획은 자칫 약점으로 드러날 수 있는 상생 항목의 점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