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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美 1분기 GDP '쇼크'…일시적 현상? 펀더멘털 둔화?
투자·수출·소비 모두 부진..금리 인상 시기 연기될까
2015-04-30 16:39:37 2015-04-30 16:39:37
지난 1분기 미국 경제가 '쇼크' 수준의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 기간 투자, 수출, 소비가 모두 줄어들며 성장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경제 성장률 부진이 일시적이라는 의견과 미국 경기가 회복 모멘텀을 상실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졌다고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美 1분기 GDP 성장률 0.2%에 그쳐
 
29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분기 수치인 2.2%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인 1.0%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특히 미국 경제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연율 1.9%를 기록하며 전분기 4.4%보다 크게 악화됐다. 
 
기업들의 투자도 부진했다. 이 기간 기업들의 투자는 3.4% 감소했을 뿐 아니라 설비투자율 역시 0.6% 증가에서 0.1% 증가로 둔화됐다. 특히 이 기간 건설 부문 투자는 급감해 비주거용 건설 부문 지출은 23.1% 급감했다. 
 
달러 강세로 수출 역시 타격을 입어 이 기간 7.2%나 감소하면서 4.5% 증가에서 크게 추락했을 뿐 아니라 GDP를 1.3%포인트 낮췄다. 
 
◇미국 GDP 성장률 변동 추이 및 부문 별 기여도(자료=로이터통신)
  
◇일시적 부진 vs 미국 경제 펀더멘탈 악화
 
지난 1분기 복합적 요소들이 미국의 GDP를 끌어내렸다.
 
먼저 낙관적인 이코노미스트들은 혹한이 일시적인 악재로 작용하며 경제활동을 위축시켰다고 분석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1분기 GDP는 한파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2010년 이후 1분기 평균 성장률은 0.6%밖에 되지 못하고 지난해 1분기에는 마이너스(-)2.1% 성장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지난 분기에 서부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이 일시적으로  GDP를 끌어내렸다고 지적한다. 
 
로이터통신은 한파와 파업이 GDP 성장률을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GDP 부진은 일시적인 요인 외에도 좀 더 구조적인 부분에서 미국 경제가 악화되고 있음을 가리킨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달러 강세에 따른 수출 악화가 경제를 둔화시켰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경기를 어둡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기간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4.5% 상승하며 다국적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낮췄다. 1분기 기업들의 실적 역시 좋지 않다. 
 
또한 유가 하락 역시 소비를 촉진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에너지 기업들의 실적을 악화시키며 전반적인 경기 분위기를 어둡게 했다.
 
또한 소비자들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지갑을 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사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짐 오설리번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분기에 가파른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경제 취약성이 과장됐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반면 마이크 페로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경제에 성장 요인이 별로 없다"며, "1분기 GDP 세부 사항들은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 시기 늦춰질 것이란 가능성 높아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애당초 6월로 예상됐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최근 3월 고용지표 부진 등 각종 지표 약세로 6월 금리 인상론이 힘을 잃고 있는 가운데, 1분기 GDP 지표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의 0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4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역시 이러한 의견에 힘을 보탰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미국 경기를 전반적으로 이전보다 다소 비관적으로 평가했고 "고용 시장에서 추가 회복이 나타나고 2% 인플레이션 도달에 대한 합리적 자신감이 있을 때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연준의 금리를 놓고 베팅하는 연방기금금리선물은 10월과 12월 을 가장 유력한 금리 인상 시기로 보고 있다. 
 
스티븐 스탠리 암허스트피어폰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의 체질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며 "당초 6월로 예상됐던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완예 커프만 포닉스 파이낸셜 서비스 수석 시장 전략가 역시 "연준은 금리를 올리고싶겠지만 현재 지표를 보면 그러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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