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정치권에서 '현대판 음서제'로 바판받고 있는 고용세습을 막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6일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 600여 곳의 단체협악을 조사한 결과 30%에 달하는 180곳에서 직원 가족의 채용특혜나 우선채용을 보장하는 고용세습 조항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세습은 원래 근로자들의 업무환경을 개선하고 이들의 경제적 지위 향상이라는 목적을 가졌지만 몇몇 대기업 노조에서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실제 이들 기업들은 정년퇴직자나 재해로 인한 퇴직자의 배우자, 자녀에 대해 우선 및 특별채용 규정을 단체협약에 유지하고 있어 이른바 '현대판 음서제'로까지 불린다.
이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고용세습이 악용되고 있어 노동시장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해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과거 철도노동자들이 공무원이었던 시절 업무상 재해로 사망하는 현장직원이 많아 직원이 사고로 사망한 경우 자녀나 배우자를 특채하는 제도가 생겼지만 이를 악용해 좋은 일자리를 독점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은 "고용세습은 좋은 일자리를 자기 식구들끼리만 챙리겨는 것"이라며 "청년 실업률이 11%를 넘는 상황에 근로자 가족이 합리적인 이유없이 특별채용이 되는 것은 차별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취업을 희망하는 자에게 공평한 고용의 기회를 보장하고 일부 귀족강성노조의 일자리 독점현상을 막겠다며 이달초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부모나 배우자 등 가족이 해당 사업장에서 근로하거나 근로했던 것을 이유로 근로자를 우선채용하거나 특별채용하는 것을 금지토록 했다.
고용세습 자체를 막기 위한 추가 법안 발의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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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황주호 의원은 고용세습이 취업지원자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고용세습 조항을 단체교섭권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이달 중 발의할 예정이다.
황 의원은 "고용세습 조항이 근로조건 유지개선과 경제적 지위 향상이라는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있다"며 "해당 사업체에 근로하고 싶은 사람들의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그는 "근로자의 채용 선택권에 고용세습 조항이 관여함으로써 사용자의 인사와 경영에 고유 권한마저 제한할 소지가 크다"며 "근로자의 근무조건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사항은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발의 의도를 전했다.
황 의원은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토록 노사를 제외한 사람에게도 공평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용세습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보는 입장도 있다.
이들은 가족단위 고용을 통해 생산 노하우를 전수하고 조직에 대한 높은 충성심을 보장하는데 있어 고용세습은 기업입장에서도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수작업으로 작업이 진행되고 기술이전도 도제식으로 이뤄지는 생산라인에서는 가족단위가 안정적인 운용력을 보여줄 수 있다"며 ”이들이 장기근속 해야만 하는 특성상 2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의 자녀에 대해 우선 채용하는게 득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직원 가족을 채용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고용세습이 해당 회사의 비정규직 직원이나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하나의 횡포로 비춰질 수 있다는 주장에는 공감하지만 기업들마다 생산직 근로환경이 각기 다르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전했다.
고용세습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따가워지자 SK에너지와 S-OIL 같은 일부 대기업 노조는 자진 철회했다.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같은 공기업도 단체협약에 규정했다가 이를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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