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을 꿈꾸다, 인문학 협동조합
협동조합
2015-04-15 10:10:00 2015-04-15 10:10:00
◇SBS 뉴스(캡쳐=바람아시아)
 
“야스쿠니 신사가 ‘젠틀맨’이라고?”라며 혀를 차는 ‘그들’의 소리가 들린다. “2월 14일은 발렌타인 데이가 아니라 안중근 의사 사형 선고일이다.”라며 초콜릿을 주고받는 이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곁눈질이 느껴진다.
 
역사의 중요성을 그렇게 잘 아는 ‘그들’은 대학교 인문학의 위기에는 묵인한다. 매년 전국 대학교에서 인문대 구조조정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학내에서 인문학의 위기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인문학 강좌 포스터를 게시판에 붙이면 얼마 안 있어, 취업 광고지가 그 위를 덮는다. 인문학의 위기를 해결하고자 모인 인문학 협동조합을 만나 보았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인문학 협동조합’의 총무이사로 있는 홍덕구라고 합니다.
 
Q 인문학 협동조합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저희가 준비 모임은 2013년 초부터 했고, 창립총회는 2013년 8월에 처음에 조합원들 45명 정도가 모여서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두 배 정도 불어난 상태이고요. 초반에는 국문학 전공하는 연구자, 교수, 대학원생이 모여서 만들었는데, 점점 다른 분야, 예를 들면 중문학, 일문학, 사회학, 사학을 공부하시는 분들도 모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몸담지 않고 계신, 정말 인문학이 좋아서 협동조합에 가입하신 분들도 계시고요.
 
Q 인문학 강의를 하는 여러 단체가 있는데, 협동조합 모델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희가 협동조합 모델을 굳이 생각하게 된 계기는, 인문학자들도 대학 밖에서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자는 취지였어요. 처음 협동조합 모델을 생각할 때 일반 협동조합이냐, 사회적 협동조합이냐 많은 고민이 많았어요. 일반 협동조합은 영리법인이에요. 영리 수입 사업을 할 수 있는 거죠. 사회적 협동조합은 공익사업만 하는 협동조합이고요. 결국 일반 협동조합 형태로 시작을 했어요.
 
Q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수익을 내는 구조라기보다는,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가 되는 회계가 가장 이상적인 회계라고 생각해요. 강좌를 통한 수익을 조합원에게 최대한 돌려주고자 노력을 해요. 수익이 나지 않을 수 있더라도, 조합원들이 하고 싶은 강좌를 운영한다든가, 세미나를 개설하는 등으로 배분을 하고 있습니다.
 
Q 인문학 협동조합을 통해 인문학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대학이 단독으로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대학교 안과 밖의 움직임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분위기가 신자유주의 체제 이후에 모든 것을 ‘효율’로만 평가하잖아요. 인문학 공부는 취업에 도움 안 되고, 내 연봉 올리는데 도움 안 되니까 필요 없는 것이라는 사회 전반적 분위기가 이미 뿌리박혀있어요. 장기적으로 이런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협동조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협동조합은 대학 안에서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서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Q 인문학 협동조합과 대학생들과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학내에서 인문학 협동조합 홍보를 한 번도 보지 못한 것 같아요. 홍보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저희가 행사가 있을 때 마다 포스터를 붙이긴 하는데, 얼마 안 있어서 떨어지더라고요. 작년엔 창립 첫 해라 정신이 없었지만, 올해는 간담회도 하고 접근성을 높이자는 논의를 하고 있어요. 이번에 동국대에서 강좌가 하나 있어요. ‘돈 세상을 말하다.’라는 강좌에요.
 
 
  
Q 저렴한 가격에 인문학 강좌를 하고 있는데, 수익이 남나요?
 
수익 구조가 크게 3가지가 있어요. 첫 째는 매월 만원씩 들어오는 조합비가 있어요. 두 번째는 사업인데, 외부 기업과 함께하는 사업이 있어요. 사업비를 받아서 사업을 만들고 남는 것들이 수입으로 들어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자체적으로 하는 강좌는 5천원에서 2만원 정도를 받아요. 세 번째로 들어오는 수익은 저희가 하고자 하는데 쓰는 것이고, 사실상 첫 번째, 두 번째 수익이 크죠.
 
Q 강사는 어떻게 구하나요?
 
저희 조합원 구성이 두 분류에요. 생산자 조합원과 후원자 조합원이 있어요. 생산자 조합원이 60명 정도이고, 후원자 조합원은 30명 정도가 있어요. 생산자 조합원 중 30명 정도가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강의를 하는 분들은 교수, 연구자, 대학원생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요. 젊은 인문학자들이 자기 뜻을 펼칠 수 있는 단체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협동조합을 만든 저희 취지였기 때문에 조합원 구성원 중 30대가 가장 많아요.
 
Q 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조합원을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인가요?
 
아직 그 정도 단계는 아니에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소수 정예로 구성된 협동조합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모델로 만들었기 때문에, 파이는 한정되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눠먹어야 하니까, 개인당 수익이 크지는 않아요. 하지만 부수입 정도로 머무르고 있습니다. 저희는 운동의 측면이 강하다고 봐야죠.
 
Q 과거에는 어떤 인문학 강좌가 있었나요? 가장 인기가 많았던 강좌는요?
 
연애의 인문학, 오덕문화 인문학, 열려라 대학 등등의 강좌가 있었어요. 연애의 인문학이라는 강좌가 인기가 많았어요. 내용이 3포세대가 연애를 하지 못하는 이유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니 공감도 많이 가고 수강생들이 스스로를 위로도 하고 했던 것 같아요.
 
 
 
Q 협동조합 운영에 있어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처음 설립할 때였던 것 같아요. 모델의 상이 각자 달라서 결정하는데 시간이 걸렸어요. 조합 형태가 봉사 단체냐 아니면 수익을 내야하는 단체냐 등등 많은 의견이 나왔어요. 그리고 소위 ‘먹물’이라 불리는 인문학자들이 인문학이 돈벌이 수단이냐며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결국 합의를 하고 지금까지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Q 협동조합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고, 인문학이 우리 삶에 녹아들어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대학생들도 쉽게 인문학 강좌를 들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대학생에게는 5천원에서 만 원정도 돈을 받아요. 공부를 하기위해 강좌를 듣는다기 보다는, 영화 한편 본다는 생각으로 강의를 들었으면 좋겠어요.
 
 
최근 중앙대학교는 구조조정 논란이 있었다. 전면적으로 학과를 폐지하고 학생들이 선택하는 전공만 존치시킨다는 방침이다. 자칫 취업과 크게 관계없다고 여겨지는 인문학 등 기초 학문의 근간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인문학 협동조합’은 ‘그들’과 최전방에서 치열한 ‘진지전’을 펼치고 있다.
 
 
허우진 기자 www.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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