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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재테크, 日서 배운다)①익숙한 것과 이별하라
'저금리·저성장·고령화'는 익숙해져야 할 현실
최고의 투자대상은 항상 변한다..절세도 재테크
2015-04-15 13:59:00 2015-04-16 11:10:31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시중은행에 돈을 맡기자니 제로금리에 가깝고 투자상품은 위험해 보여 가입하기 어렵다. 저금리와 저성장에 투자자들은 길을 잃었다. 1%대 초저금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현실이다. 이 같은 환경을 먼저 경험한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겐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편집자)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우리나라도 1%대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했다.  
 
금리인하는 11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채무자에겐 이자부담을 경감시켜주고 민간소비를 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그러나 장기적으로 이자수입 감소와 자산가격 하락을 가져온다.
 
한은 관계자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곧 은퇴할 베이비부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한 것도 이 떄문이다.
 
초저금리는 블랙홀과 같다. 금리가 낮다는 것은 자산증식에 걸리는 시간이 갈수록 느려진다는 얘기다. 금리가 5%일 때 예금이나 채권에 1억을 넣어두면 두 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14년. 그러나 금리가 1%, 0.5%로 금리가 낮아지면 70년, 140년으로 살아있는 동안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는 실제 일본이 1995년 이후 걸어온 길이다. 일본에서 20년 전 은행에 예금을 해둔 사람들의 돈은 지금까지 7% 불어났다고 한다. 현재 일본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가 0.025%이니 일본인들이 장롱에 현금을 쟁여놓고 쓴다는 말이 이해가 갈 정도다. 
 
일부는 금리가 예전처럼 다시 오르길 기대한다. 그러나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생산가능인구는 줄면서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제 고성장기의 향유는 잊어야 한다.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는 지금까지 우리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현실"이라며 "변화는 적응의 문제이지 저항의 문제가 아니며 지금은 익숙한 것들과 이별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저금리 시대 재테크는 선택 아닌 '필수'
 
금리가 낮아질 수록 자산관리는 더욱 중요해진다. 먼저 저축이 초저금리 시대에 어울리는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는 것은 일본을 통해 확실해졌다. 저금리 환경에서 은행 이자보다 나은 수익을 얻기 위해 일본인들은 주식과 펀드 해외 채권 등으로 시야를 넓힌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와타나베부인'은 부족한 저금리로 부족한 이자 수입을 메꾸기 위해 일본 주부들이 해외 채권이나 부동산 투자에 나서면서 얻게 된 이름이다. 최근 국내에서 붐이 일고 있는 중국 직접투자나 인도 채권투자도 비슷한 현상이다.
 
이상건 상무는 "저금리·저성장 기조에서도 좋은 국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 몰라도 과거보다 못하다면 해외투자에 대한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 투자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데, 일부의 걱정처럼 경제의 일본화가 진행된다면 해외투자는 더욱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사와카미펀드 순자산 추이 (자료;현대증권)
아무리 가치가 좋은 자산을 골라도 안심할 순 없다. 경쟁은 치열하고 1등은 또 바뀌기 때문이다 사와카이 아쓰토가 1999년에 만든 '사와카미펀드'는 15년째 연 5~10% 수익을 내고 있다.
 
사와카미는 "일본 경제가 망해도 살아남을 기업에 투자한다는 철학을 토대로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만 골라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닛케이지수는 3만8876선까지 올랐다가 80% 이상 하락했다"며 "투자자산에 대한 깊이있는 지식이 있는 전문가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B와 무조건 친해라..정보력 '필수'
 
투자자산을 늘리는 것 못지 않게 정보력과 위험관리도 중요하다. 과거와 달리 경제환경이 예기치 못한 변수에 따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정보와 분석력이 앞선 전문가의 조언이 절실한 시대다. 일본에서도 저금리 초반인 1990년대에 자국에 대한 투자기회가 줄면서 해외채권이나 부동산 투자 붐이 일었다. 그런데 초기에 자주 그리고 꽤 큰 손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환율 변동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긴하나 어느정도 범위라도 예상을 하지 않고 해외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이 크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고 전했다. 물론 이를 계기로 일본 금융업계에서는 환차익을 노리는 신종 금융상품이 크게 인기를 얻기도 했다. 고성장기에 향유했던 고수익에 대한 향수를 잊고 저성장 위험관리가 가능한 수익기회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저금리 시기에는 절세 역시 적극적인 재테크다. 이기상 미래에셋증권 여의도지점 부장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줄이되 비용이나 세금을 줄이는 쪽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야한다"며 "절세나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투자방법에 대해서는 좀더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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