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정유업계, 정제마진 '최고점'에도 덤덤
수급불균형 덕에 정제마진 일시적 개선..1분기 실적 '반짝' 회복에 그칠 듯
2015-03-25 15:12:01 2015-03-25 15:12:01
◇국제유가 추이.(출처=한국석유공사)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국제유가 급락으로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낸 정유사들이 올 1분기에 '반짝' 회복세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제품의 수급이 일시적인 불균형 상태에 놓이면서 수익성의 척도가 되는 원유 정제마진이 2년 만에 최고점을 찍은 덕이다.
 
다만 2분기부터는 정제마진을 견인할 마땅한 호재 요인이 없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보다 향후 부진에 대한 우려가 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25일 시장조사기관 로이터에 따르면,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20일 기준 9.5달러로, 전주 대비 1% 상승했다. 2013년 2월 배렬당 10.53달러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복합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에서 수입원유의 가격을 뺀 것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잣대다. 복합정제마진은 하향 추세인 국제유가와 달리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상승세다. 아시아권 정유사들이 정기보수에 돌입한 데다, 지난달에는 미국 정유사 조합원이 파업을 벌이는 등 일시적 요인으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정유사의 파업으로 석유제품 생산이 줄면서 부족분이 발생해 아시아와 유럽지역의 수급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면서 "정제마진 강세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유가가 석유제품 가격을 선행하는 속도차도 정제마진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통상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타면 재고평가손실이 정제마진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반면 하향 안정세가 유지되면 정제마진 개선 효과가 재고평가손실을 앞지른다. 유가 급락기였던 지난해 4분기가 재고평가손실이 부각되는 시기였다면, 올 1분기는 유가 변동폭 축소로 재고평가손실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설명이다.
 
정유업계에서는 정제마진 강세가 이달 말까지 지속될 경우 올 1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 기간 정제마진은 상승 곡선을 그린 반면 국제유가는 2월 들어 하향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따라서 이달 수익성에서 호조세를 이어간다면, 1월 유가급락기의 손실분은 무난히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한 달 동안 가동률과 비용, 재고를 얼마나 잘 관리했는지에 따라 각 정유사별 1분기 실적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분기부터는 다시 침체 상태로 원상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돌발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정제마진 개선을 이끌만한 호재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정유업계의 공통된 전언이다. 때문에 정유업계는 실적 부진에 대비해 정제마진 강세 국면을 활용,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제마진 강세는 사실상 '시한부'나 다름없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을 때 바짝 수익을 내자는 게 업계의 기류"라면서 "원료와 제품의 수급 흐름을 얼마나 잘 읽는지가 수익과 직결되다보니 각 업체마다 정기보수 일정을 비밀리에 부치는 등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