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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리빙에 홈쇼핑 마케팅..그래도 미분양
경기 일산 아파트 시장 아직 제자리 걸음
올해 2700가구 신규분양이 관건
2015-03-04 16:53:23 2015-03-04 16:53:23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소진되는 등 수도권 서부 주택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유독 일산신도시 만큼은 냉기가 여전하다.
 
전셋값이 연일 가파르게 오르면서 매매전환 수요를 자극할만도 하지만 아파트값은 제자리 걸음이고, 미분양도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통계에 따르면 일산동구 아파트 전셋값은 2년 전에 비해 19.8%가 뛰었다. 2년전 2억원 전세에 살던 세입자가 재계약을 하려면 4000만원은 올려줘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같은 기간 아파트값은 0.36% 떨어지며 오히려 뒷걸음질을 쳤다. 일산서구 역시 2년전에 비해 전셋값이 21%나 상승했지만 매맷값 상승률은 0.57%에 그쳤다.
 
아파트값 상승이 정체되면서 분양시장에도 찬바람만 불고 있다.
 
한때 일산에서 분양을 진행한 아파트들의 경우 TV 홈쇼핑을 통한 판매를 시도하고, 프리리빙제, 애프터리빙제 등의 이름으로 2년간 전세로 살아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기 위해 갖은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일산서구 탄현동에 들어선 한 주상복합은 홈쇼핑을 통한 판매부터 분양대금의 22~25%를 납부하고 3년간 살아본 뒤 구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제도를 선보이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들이 남아있다.
 
일산동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식사동에 위치한 한 단지는 최초로 홈쇼핑을 통해 아파트 판매를 시도했었다. 또 전세로 2년간 살아보고 분양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거듭하며 수요자 찾기에 안간힘을 썼지만 입주 6년이 지난 지금도 미분양이 남아있다.
 
이 단지의 경우 2년이 지난 후 매매를 포기하고 계약금 환급 여부를 놓고 입주민들과 한바탕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 단지 이외에도 덕이지구, 백석동, 탄현동 등 일산신도시 곳곳에 미분양 아파트들이 산적해 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김준환 교수는 "일산에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단지들의 경우 과거 부동산 호황기 때 사업을 진행하면서 대형 면적을 많이 포함하고 있고, 분양가도 저렴하지 않았다"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택경기가 침체를 겪으면서 중소형 아파트들에 비해 더욱 큰 타격을 받았고, 여전히 완판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일산에서는 올해도 신규분양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걱정과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다. 수도권 분양시장 열기의 기류를 타고 신규 분양에 성공할 경우 인근 미분양 단지에도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일산서구 대화동에서는 상반기 중 1100가구 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며, 식사지구에서도 1600여 가구 분양이 계획돼 있다.
 
식사지구 분양을 계획 중인 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일산은 중대형 위주의 공급이 이뤄지면서 미분양이 적체돼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9·1대책 이후 주택시장 분위기가 많이 좋아지고 있고, 중소형은 일산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며 "하반기 공급되는 물량은 모두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으로 구성해 분양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일산의 한 아파트 단지는 TV 홈쇼핑을 통해 홍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네이버 블로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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