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근로자 분신 사망..핵심은 '도급'
입력 : 2015-02-23 17:36:24 수정 : 2015-02-23 17:36:24
[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금호타이어(073240) 곡성공장 근로자 분신 사망 사건이 사측의 도급화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노사 갈등이 격화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16일 밤 전남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근로자 김모씨(45)가 분신해 숨졌다. 김씨는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1노조 대의원으로, 그간 도급화 반대 투쟁을 해왔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고인의 차량에서 유서와 도급화 결사 저지를 위한 조합원 서명 결의서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이번 사건이 회사의 도급화 추진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 사측의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고인이 그간 노조 간부로 활동하며 도급 확대 계획을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과 도급화 전환 대상자로서의 부담감 등을 느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족 역시 사망과 관련해 진실을 밝혀줄 것을 호소했다. 유족은 현재 금속노조와 광주전남지부, 금호타이어지회, 민주노총 광주본부에 고인의 장례와 교섭 권한을 위임한 상태다.
 
노조는 23일 진상규명 요구와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긴급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었다. 오전 회의가 정회 끝에 오후 4시부터 속개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유가족은 고인의 사망 장면이 담긴 CCTV를 사측에 요청해 자료 등을 확보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금속노조는 오는 24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관 앞에서 회사의 사과와 요구안 수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투쟁대책위는 ▲회사측 책임 인정과 사과 ▲도급화 철회 ▲심리치료 ▲유가족 배상 등을 회사 측에 요구한 상황이다.
 
사측은 경찰 조사결과에 따라 유족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고를 도급화 때문만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미 워크아웃 때 협의된 사항이라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고인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있고, 유가족과 합의점을 찾으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김창규 사장은 설 연휴였던 지난 19일 고인의 빈소를 방문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고에 대해 회사는 고인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한다”며 “유가족의 안정과 장례절차 등 유가족과 노사와 협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족이 교섭 권한 등을 노조 등에 위임한 상황이라 직접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고로 다시 이슈가 된 도급화는 금호타이어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도급화는 2010년 회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노사 합의로 시작됐다. 직무를 하청회사에 넘겨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회사는 공장 직무 597개를 단계적으로 도급화하기로 결정했다. 2010년 215개, 2011년 172개, 2012년 110개, 2013년 24개 등 지금까지 87.3%에 달하는 521개 직무에 도급화가 진행됐다. 금호타이어에는 현재 1100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20여개의 도급회사 소속으로 근무 중이다.
 
회사는 워크아웃 졸업 후에도 도급으로 전환되지 않은 76개 직무 가운데 48개를 도급화하겠다는 계획을 지속했다. 2010년 합의서에는 도급화를 순차적으로 완료하는 것으로 돼 있고, 이에 노조는 2014년 임단협 타결 후 회사의 도급화를 막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도급화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워크아웃이 끝난 데다 당초 도급화 완료 시점인 2014년이 지난 이후에도 도급화가 불법적으로 강행됐고, 이 과정에서 투쟁을 하던 고인이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대한 회사의 인정과 고인의 명예회복 등이 정리돼야 장례, 도급화 철회 투쟁 등 이후의 절차들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측의 말처럼 도급화로 인해 정규직 근로자가 비정규직으로 신분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비정규직 양산과 고용불안을 부추긴다"며 "실제로 전환 노동자들은 수년간 하던 업무를 벗어나 다른 공정으로 전환배치되며 적응의 어려움 등 스트레스를 비롯 산재 위험에 더 빈번하게 노출되는 상황이 그간의 도급화로 인해 발생해 왔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고인의 유서와 도급화 철회 관련 서명서. 노조의 금호타이어 규탄 기자회견 모습. (사진=금호타이어 노조,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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