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호(號) 순항 제1전제는 '통합'
文 "계파의 'ㄱ'자도 안 나오게 할 것"
전대후 당내 후유증, 이탈 단속 관건
2015-02-08 19:38:29 2015-02-08 19:38:29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문재인 의원을 신임 당대표로 선출하면서 제1야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공식 출범했다.
 
새로 출범한 문재인호의 제1과제는 역시 전대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갈등의 파열음을 잠재우는 것이다.
 
이번 당대표 선거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간 대결로 전대 초기부터 계파 간 갈등에 대한 우려가 비등했다.
 
전국합동연설회가 시작되면서 박지원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 대선 책임론을 제기했고, 문재인 후보 역시 박지원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제왕적 대표가 될 것이라고 맞받아치며 난타전으로 치달았다.
 
두 후보 간 갈등은 선거 막판 불거진 여론조사 룰로 폭발했다.
 
여론조사 룰에 대한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의 유권해석이 내려진 날 실시된 마지막 TV 토론에서는 두 후보 간 갈등이 생중계됐고, 이인영 후보는 급기야 생방송 토론회 중 자리에서 나가겠다고까지 말하며 분열 양상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에 퇴임을 앞둔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전대 후 첫 일정으로 현충원 참배를 제안하며 전대에 출마한 모든 후보들이 승패에 관계없이 현충원 참배 일정에 함께 할 것을 당부했다.
 
전대 의장으로 선출된 박병석 전 국회 부의장은 이날 "친노·비노의 갈등을 시민의 삶이라는 용광로에서 불사르자"며 전대 후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문 대표는 전대에 앞서 마지막 지지 호소 메시지를 통해 "우리끼리 경쟁에서 다퉜던 문제는 우리 안의 일일뿐이다. 당권-대권 분리, 친노-비노, 룰 다툼, 지역 대립, 그 외 수많은 네거티브. 국민들은 아무 관심 없다"며 전대 이후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갈등 논란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여론조사 룰 갈등이 한참 고조됐을 당시 "선거 과정에서 공격과 갈등의 소재가 됐던 사안도 당대표가 되면 모두 녹여 내겠다"며 "대표 취임 후 천 인사에서 제 단심을 알 수 있도록 하겠다. 단언컨대 계파 계보의 'ㄱ(기역)'자도 안 나오게 하겠다"며 취임 후 각오를 밝혔다.
 
당내 통합은 향후 있을 당대표 권한의 지명직 최고위원 지명과 주요 당직 인선, 4월 재보선 공천 과정 등을 통해 그 성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의 문제는 외부에도 남아있다. 정동영 전 당의장을 중심으로 한 국민모임의 신당 추진 움직임과 야권 재편 흐름이다.
 
이날 올림픽체조경기장을 찾은 김부겸 전 의원은 "그동안 국민들 관심도 없다, 내부 싸움이 격화됐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다시 야당은 바닥을 다지고 건강해질 수 있다"며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우리 후보들이 던진 메시지는 어떻든 간에 기울어진, 정치적 일방주의를 막아내겠다는 것"이라며 "바깥에서 새로 시작하는 분들이 아직 꿈이 크다. 그분들하고 범야권 틀 내에서는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으니 새 지도부가 그런 분들하고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표는 이날 당대표 선거 연설에서 "4월 재보선과 내년 총선, 우리 힘으로 치르겠다. 원칙 없는 야권연대, 하지 않겠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승리하겠다"며 야권연대에 관한 분명한 입장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41.78%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한 박지원 후보는 투표 결과 발표 직후 "선거 결과는 반드시 승복해야 한다. 승자가 잘 해주기를 바란다. 저는 당원으로서 그 의무를 다 할 것"이라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박 후보는 다만 "우리 당의 계파 정치가 청산돼야 한다는 것을 절반이 넘는 당원, 국민들이 결정했기 때문에 앞으로 문재인 대표가 공약대로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대로 잘 하실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의 지적대로 문 대표는 과반에 못 미치는 득표율로 당선됐으며, 박 후보와도 3.52%p의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다소 불안한 출발을 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문 대표가 향후 당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계파 간 갈등을 자극하는 행보를 보일 경우 비노 진영의 결집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표는 당대표 수락연설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선 이번 전대 기간 동안 보였던 분열의 모습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겠다. 계파 논란 제가 확실하게 없애겠다. 백 마디 말보다 실천이 중요할 것"이라며 공정한 공천 제도 확립을 특히 강조했다.
 
당장 4월 말로 예정된 재보궐선거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 문 대표는 "아직 공천의 기준을 말씀드리기는 이르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이라며 투명함과 공정성에 거듭 방점을 찍었다.
 
문 대표는 9일 새 지도부 출범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찾아 역대 대통령들의 묘소와 호국 영령을 참배할 예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에 선출된 문재인 후보가 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 선출을 확정 지은 후 선거를 함께 치른 이인영, 박지원 당대표 후보들과 인사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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