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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앞으로'..野 당권후보들 서울서 막판 지지유세
세 후보 정치현안 민감한 '수도권 표심' 공략
2015-01-31 16:05:18 2015-01-31 16:05:18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국대의원회대회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주자들이 서울에서 막판 지지유세를 펼쳤다.
 
박지원 당대표 후보는 31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계파 청산하자 주장하면서 일부 구청장들은 특정 계파 후보 지지 문자를 보내고 있다. 선거관리위원인 현역 국회의원 등 특정 계파 의원들이 불법, 편법 운동을 하고 있다"며 문재인 후보에 대한 공격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박 후보는 지난 30일 일부 현역 구청장들이 투표권이 있는 당원들에게 문재인 후보 지지 문자를 발송하고 친노 계파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이 대의원을 상대로 불법간담회를 열었다며 문 후보 측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박 후보 측이 현역 의원의 통상적인 의정활동에 상식에 어긋나는 판단을 하고 확대해석하고 있다며 네거티브 공세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후보는 이어 노무현 정부 당시 이뤄졌던 대북송금 특검을 거론하며 문 후보와의 각을 더 크게 세웠다.
 
박 후보는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어려울 때 끝까지 앞장서서 싸웠고, 문재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 호남을 누볐다"면서도 "대북 송금 특검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투석을 시작하셨고 저도 감옥에서 열세 번 마취를 하고 수술을 받았다. 제 눈이 이렇게 된 것도 대북송금 특검 때문이지만 저는 절대 노무현 정부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묵은 감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아울러 박 후보는 "한 사람이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하면 우리는 절대로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85%를 차지하는 대의원, 당원들은 저를 압도적으로 지지하신다. 문 후보는 15%를 차지하는 국민 속에서 저보다 지지가 앞서고 있다"며 당심의 향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
 
박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서 저는 꼭 당대표를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일할 기회를 딱 한번만 주십시오. 저는 정권교체가 되면 홀연히 떠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두번째로 연단에 오른 이인영 후보는 "당명개정 논란을 시작된 잘못된 출발은 한 달이 다 되도록 당권대권논쟁으로 반복됐다. 호남총리, 충청총리 논쟁은 소모적 정쟁의 결정판이 됐고, 급기야 부정선거 논란까지 벌이며 치고받게 됐다"며 문재인-박지원 후보 간 네거티브 논쟁을 비판했다. 
 
이 후보는 "오늘 이 자리에서도 서로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마땅히 새누리당이 만세를 부를 일이다. 친노-비노로 시작된 분열은 지역주의와 색깔론 마저 정쟁의 도구로 끌어들였다"며 "그 어디에서 새로운 민생의 소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무너지는 민생을 부둥켜안고 지금 당장 서민과 중산층의 희망을 세워야 한다. 재벌감세 서민증세, 박근혜 정권의 세금독재에 맞서 전면전을 선포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민생 행보를 꿋꿋이 이어갔다.
 
그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 '비정규직 축소' 등을 강조하고 "친노와 비노의 싸움에는 보이지 않는 절박한 민생의 길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며 "박지원, 문재인의 정쟁으로는 이 시대를 뛰어넘을 수 없다면 서민 중산층의 희망을 위해 제3의 선택, 이인영과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 순서로 연설에 나선 문재인 후보는 "이제 더 이상 친노니 비노니 이런 말을 쓰지 말자.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여섯 글자는 분열의 언어로 쓰일 말이 아니다. 저를 믿고 통합의 정치를 맡겨달라"라며 계파 간 대결 구도의 확산을 경계했다.
 
문 후보는 "박지원, 이인영 후보님과도 같이 가겠다. 박 후보님의 관록과 경륜, 이 후보님의 젊음과 패기 제가 다 업고 가겠다. 박원순의 생활정치, 안철수의 새정치, 안희정의 분권정치, 김부겸의 전국정당을 위한 헌신,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용광로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아울러 "저는 오늘 박근혜 정권과의 전면전을 선언한다. 경제민주화, 증세 없는 복지, 국민통합, 대선공약은 파기됐다. 사상 최악의 지역차별 정권이며 서민증세, 세금폭탄으로 서민의 삶이 벼랑 끝에 몰렸다"며 대여 공세에 집중했다.
 
그는 "천만 서울시민의 이름으로 지금 당장 청와대와 내각을 전면 개편할 것을 요구한다"며 "대통령이 지켜야 할 것은 '문고리 3인방'이 아닌 '국민의 삶'"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1년이다. 그 사이 당을 바꾸고 총선 승리의 진용을 갖추지 못하면 우리는 공멸이며 만년 야당이다. 호남고립이고 새누리당의 장기집권 암흑시대"라며 '박근혜 정권 심판론'을 거듭 주장했다.
 
이는 최근 연이어 하락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반영, 정치 현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도권 표심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후보 역시 "저는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고 원내대표 때 당 지지율을 38%까지 끌어올렸다"며 대여 투쟁력을 강조했고 이인영 후보는 "마침내 박근혜의 배가 침몰하고 있다. 지지율은 추락했고 민심의 바다는 요동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오는 1일 경기도 대의원대회를 마지막으로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3주간의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를 마치게 되며 내달 8일 열리는 전국대의원대회 날까지 각자 일정을 소화하며 표심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이인영, 박지원(기호순) 당대표 후보가 31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시작전 무대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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