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완성차의 부진, 상대적인 부품업체의 선전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현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는 호조를 보였지만 원화 강세와 신흥국 통화 약세 등 환율 부담을 벗어내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됐습니다.
먼저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조550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9.2% 감소했습니다.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건데요. 영업이익률도 9.5%에서 지난해 8.5%로 떨어졌습니다. 당기순이익은 14.9% 줄었습니다. 전사적인 마케팅과 수익 개선 활동에도 원화 강세와 루블화 등 신흥국 통화 약세의 불리한 환율 여건이 발목을 잡은 겁니다.
다만 글로벌 판매 증가와 금융, 기타 부문 매출이 늘어나면서 총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은 89조2563억원으로 전년대비 2.2%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녀대비 4.8% 늘어난 496만여대를 판매했습니다.
4분기 성적표도 비슷했습니다. 전년대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는데요. 다만 전분기대비로는 연말 집중 마케팅과 전사적인 노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0%대 증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매출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영업이익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는데요. 올해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형 투싼 등 주력 신차 출시에 따른 판매 증가를 기대해보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로는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505만대를 제시했습니다.
기아차도 환율 악재를 피하지 못해 시장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기아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5725억원으로 전년대비 19% 급락했습니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도 21.6% 감소했고, 매출액은 1.1% 줄어들며 제자리 걸음을 했습니다. 4분기도 부진했습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3% 금감했고, 당기순이익은 54% 급락했습니다. 같은기간 매출은 0.5% 소폭 줄었습니다.
기아차는 수출 비율이 높은 사업 구조로 평균 환율이 전년 동기 대비 41원 하락하고 러시아 루블화 폭락 등 신흥국 통화 약세로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판매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기준 304만여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7.6% 증가한 것으로 창사 이래 첫 글로벌 판매 300대를 돌파한겁니다.
판매 호조에도 어닝쇼크를 기록하자 기아차는 러시아에서의 영업활동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몸집 키우기보다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는건데요. 기아차는 올해 지난해보다 3.6% 증가한 315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다소 보수적인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완성차 업체의 환율 타격에도 불구하고 선전했습니다. 7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건데요. 시장 예상을 소폭 웃도는 성적표를 받게 됐습니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 증가한 3조706억원, 매출액은 5.8% 늘어난 36조185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관계 회사 관련 지분법 이익 감소로 전년대비 0.1% 소폭 줄었습니다.
현대모비스의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 신차들이 중국, 유럽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고, 고급 SUV 판매가 증가한 것도 수익성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완성차 대비 환율 영향을 덜 받은 것은 현대모비스의 국외 공장 분포 구조가 현대·기아차와 다르기 때문인데요. 현대모비스는 국내 생산 물량은 현대기아차와 원화로 거래하고 해외 현지 생산은 달러로 거래해 환율 변동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았습니다.
순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기아차는 배당을 확대합니다.
현대차가 배당을 1년 전보다 54% 가량 늘려 보통주 1주당 3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기아차도 올해 배당을 전년보다 44% 늘어난 보통주 1주당 100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주주 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배당성향 차이를 좁혀나가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인데요. 실질적으로는 최근 급락한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됩니다.
실적 발표 후 주가도 엇갈렸습니다. 전날 현대차의 주가는 실적 실망감에 2% 넘게 하락했고, 오늘은 보합 마감했습니다. 오늘 기아차는 어닝쇼크 소식에 전날보다 1.89% 하락해 4만92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연중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전날보다 1.8%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