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빅딜'..매각 삼성 4사 연대투쟁 돌입
삼성그룹에 매각 철회 촉구..17일 노조 대표 모임 예정
2015-01-15 13:56:11 2015-01-15 14:04:08
◇삼성테크윈 노조원들이 15일 삼성그룹 서초사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사진=이충희 기자)
 
[뉴스토마토 양지윤·이충희기자] 삼성과 한화의 '빅딜'이 매각대상 기업 직원들의 반발로 한치 앞을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말 한화그룹에 방산·화학 관련 4개 계열사를 1조90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빅딜이 성사됐다.
 
날벼락은 임직원들에게 떨어졌다. 졸지에 삼성 배지를 떼고 한화로 갈아타야 했다.
 
이에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등 4개 기업 직원들은 15일 한화그룹으로의 매각에 반대하며 삼성 서초사옥을 비롯해 각 사업장에서 일제히 연대투쟁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말 삼성과 한화의 '빅딜'이 발표된 지 51일 만에 매각 대상 기업 직원들이 첫 집단행동에 나선 것.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 소속 노동자 100명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11시 서초사옥 앞에 집결해 '빅딜 반대' 집회를 열었다. 노조원들은 삼성 미래전략실에 매각반대의 뜻을 담은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사옥 진입을 시도했지만, 방문에는 실패했다.
 
서초사옥 주위에 경찰 및 경호인력이 배치되면서 양측은 간간히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다행이 큰 충돌은 없었다. 이들은 미래전략실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자 항의서한을 종이비행기로 접어 건물을 향해 날려보내는 것으로 집회를 끝내고 판교로 이동했다.
 
삼성토탈도 이날 점심 시간을 이용해 충남 대산공장 정문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된 집회에 노조원 650명이 참여했다. 이번 집회에는 최근 노조가 설립된 삼성종합화학 노조원 20명과 지난해 삼성에서 분리된 코닝정밀소재 노조원 8명도 동참했다.
 
◇삼성토탈 노조원들이 15일 대산 공장에서 집회를 개최했다.(사진=삼성토탈)
 
매각 대상 기업들은 이날 한 목소리로 헐값 매각과 삼성그룹의 소통 부재를 질타했다.
 
삼성테크윈 노조는 "삼성을 위해 일해왔음에도 매각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유감"이라면서 "방위산업 사업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결의한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유지와 사업보국의 창업정신에 입각해 매각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와 시장논리에만 치우쳐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윤종균 삼성테크윈 노조위원장은 "삼성그룹이 직원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하루 아침에 결정했다. 꿈에도 생각 못했던 일이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당당하게 내려와서 항의서한을 받아야 한다"면서 소통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김호철 삼성토탈 노조위원장도 이날 오전 집회 개최에 앞서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11년 연속 흑자를 내는 알짜회사가 된 것은 모든 직원들이 노력한 결과물인데도 삼성그룹 오너들은 자신들이 주인이라는 이유로 말 한마디 없이 회사를 넘겼다. 직원들이 피땀 흘려 이룩한 회사를 헌식짝처럼 내버린 행태를 규탄한다"면서 매각 철회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각반대 투쟁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른 삼성계열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1인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종의 여론전이다. 김 위원장은 "다른 계열사들도 언제든 우리처럼 아무런 설명 없이 매각될 처지에 놓일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깨우는 취지에서 빅딜 과정의 부당함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대상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오는 6월 딜 클로징을 목표로 하는 한화그룹의 속도 바짝 타들어 가고 있다. 한화그룹은 인수 기업 노조에 대해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해당 직원들이 매각반대 투쟁으로 생산과 영업에서 업무 차질이 빚어질까 전전긍긍하게 된 점이다. 자칫 관리, 감독 소홀로 생산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여기에 한화행에 불만을 품은 일부 직원들이 다른 기업으로 이직하는 인재 유출도 우려하고 있다. 내부 사기도 급속도록 떨어졌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인수 기업 직원들이 매각반대 투쟁에 나서면서 자칫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된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경쟁기업들로부터 핵심 인재가 유출될 가능성도 커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가 그래도 삼성만은 못해도 10대 그룹인데, 한화행이 싫다고 저렇게들 반대하니 오히려 내부 사기만 떨어지고 있다"면서 "고용승계 외에도 화학적 결합이 필요한데 아무래도 당분간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매각 4개사 노조 대표들은 오는 17일 대전에서 모여 향후 투쟁수위와 연대집회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4사 노조 대표들은 지난 3일 대전에서 첫 모임을 갖고 삼성본사 앞 상경집회 등 연대투쟁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7일에는 삼성토탈 노조원 200여명이 토탈의 중동·아시아 지역 담당인 장 자크 모스코니 부사장의 대산공장 방문에 맞춰 한화그룹 매각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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