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가격, 새해에도 '뒷걸음'
지난달 중순 kg당 20달러 붕괴..4주째 19달러대 유지
2015-01-12 17:44:57 2015-01-12 17:44:57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태양광 업계에 불어 닥친 한파가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다.
 
당초 태양광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점진적인 업황 회복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중국의 '분산형 태양광발전 촉진방안'의 실행 등에 힘입어 태양광발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대는 현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새해 들어서도 폴리실리콘 가격은 뒷걸음질 치며 업계를 한숨 짓게 만들었다. 중국에서 기대만큼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은 데다, 각 업체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재고정리에 나서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을 끌어내렸다.
 
12일 태양광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7일 기준 킬로그램(kg)당 19.20달러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0.41% 하락한 수치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달 kg당 20달러대가 붕괴된 뒤 약세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kg당 19.50달러를 기록한 뒤 4주째 19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 OCI와 한화케미칼 등 국내 주요 폴리실리콘 업체의 생산원가가 kg당 20~25달러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4분기와 올 1분기 역시 실적 부진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업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폴리실리콘 가격은 통상 3·4분기에 최고점을 찍은 뒤 1·2분기에 떨어지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인다. 태양광발전이 정부 보조금에 뒷받침되는 사업인 까닭에 지원정책이 마감되기 직전에 설치수요가 급증한다. 이에 따라 폴리실리콘 가격도 상반기 약세를 보이다가 하반기부터 반등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 같은 통상적 흐름이 깨졌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7월 말 kg당 20달러대로 진입한 뒤 20주째 요지부동하다가 새해 들어 가격이 다시 떨어지고 있다. 태양광 시장이 업계 기대와는 반대로 얼어붙고 있다는 얘기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의 수요 부진이 지목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국가에너지위원회 주도로 분산형 태양광발전 촉진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설치 목표량을 14GW로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중국 내 태양광 설치량은 6GW에 그친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당초 중국 정부가 제시한 연간 목표량의 42%에 불과한 수준. 전문가들은 4분기 설치량을 합치더라도 10GW를 웃돌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의 재정상황이 악화되면서 분산형 태양광발전 보급정책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으로 관련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4분기가 성수기였음에도 태양광발전에 대한 설치량이 부진했던 것은 중국의 분산형 수요가 발생하지 않았던 영향이 컸다"면서 "이로 인해 폴리실리콘 가격은 3분기 평균 kg당 20.8달러에서 4분기 20.4달러로 약보합에 머물렀다"고 진단했다.
 
태양광 제품의 판매가격이 거듭 약세를 보인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가격 정체가 계속되면서 일부 중국 모듈 업체들은 덤핑 판매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아울러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지난해 연말 재고처리를 목적으로 판매가격을 낮춘 것도 가격을 끌어내리는 데 일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4분기 설치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한 데다,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조사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수요가 부진했다"면서 "그 여파로 폴리실리콘 수급과 가격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도 전 세계 경기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태양광발전에 대한 각국 정부의 지원정책도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는 상황.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풀가동과 환율상승, 국내 전력요금 인하 등이 국내 폴리실리콘 기업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국 시장의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했다"면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이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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