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 신뢰'라는 다짐이 무색하게도 올 한해 금융계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으로 얼룩진 한 해였습니다.
연초부터 대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올 1월 KB카드 5300만건, NH카드 2500만건, 롯데카드 2600만건 등 1억4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습니다.
신용정보조회회사 소속의 외부 파견직원 한 개인에 의해 시작된 이 사건으로 고객정보가 유출된 신용카드 3개사는 각각 3개월 영업정지 제재를 받았고, 이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임직원들 수십명이 중징계를 받으며 사태는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은 상황입니다. 사기 대출규모가 1조8000억원에 달하는 KT ENS 사태에 이어 6800억원대 모뉴엘 사기대출 사건까지 이어지며 은행권 여신심사시스템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금융사들과 금융당국 모두 금융보안인식이 낮은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사기대출의 경우 담보대출 관리관행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가 크다는 지적입니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일단락된 이른바 KB사태는 금융 후진국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지난해 9월 KB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부당대출과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시작된 KB금융 사태는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지주사와 은행간 갈등이 증폭됐습니다. 볼썽 사나운 집안 싸움을 중재해야 할 금융당국은 엇박자난 제재로 갈등을 더욱 부채질했고, 결국 금융감독원장 역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관피아(관료+마피아)가 숨을 죽이고 있는 사이 이른바 정피아(정치인+마피아)가 새롭게 그 자리를 교묘하게 파고 들면서 금융계엔 서강대 금융인 모임을 뜻하는 서금회 등 인사 관련 갖가지 설(說)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영업 일선은 보신주의로 뭇매를 맞았습니다. 대통령부터 금융당국 수장들까지 '금융 보신주의'를 실물 경제의 걸림돌로 규정하고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금융 보신주의'를 또 다시 거론했습니다.
우리 금융은 보신적 행태로 현실에 안주한 결과 생산성과 고용창출 능력이 낮아지고 실물경제 지원 역할도 미흡한 상황이라는 판단입니다. 정부는 ▲기업구조조정 ▲가계부채 ▲국제금융시장 등을 내년 우리 경제의 3대 리스크로 꼽고 강력한 구조개혁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구조개혁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 경제 여건과 그밖에 여러 위험요인들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끝까지 구조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무엇보다 바닥으로 떨어진 금융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회복이 급선무입니다. 전문가들은 금융업 기본으로 돌아가 기본확립을 통한 소비자 신뢰 강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조언합니다.
뉴스토마토 서지명입니다.(뉴스토마토 동영상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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