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 이진아에 대한 가요계 평가는
2014-12-15 16:04:42 2014-12-15 16:04:54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스물 셋의 무명 가수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에이핑크, 윤미래, 성시경 등 쟁쟁한 인기 가수들을 제치고 음원 차트에서 1위 행진 중이다. SBS ‘K팝스타 4’에 출연 중인 이진아의 얘기다. 이 프로그램의 심사위원 박진영은 이진아의 음악을 들은 뒤 "음악 그만 두겠다. 어디로 숨고 싶다"며 자조 섞인 얘기를 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이진아는 정말 20년 이상 음악을 해온 베테랑 뮤지션들에게 극찬을 받을 만한 음악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일까. 이진아에 대한 가요계의 평가를 들어봤다.
 
◇'K팝스타 4'에 출연한 이진아. (사진제공=SBS)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음악은 아니야"
 
“기성 가수처럼 노래하지 마라”. ‘K팝스타 4’의 심사위원으로 출연 중인 양현석, 박진영, 유희열이 가장 자주 하는 심사평 중 하나다. 가요계는 기성 가수들로 이미 포화 상태다. 첫 발을 내디디는 신인 가수들이 가요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으려면 자신만의 색깔이 드러낼 줄 알아야 한다.
 
'K팝스타 4'에서 이진아는 첫 등장부터 독특한 목소리로 사로잡았다. 독특한 음색 만큼 음악 색깔도 독특했다. 이진아는 재즈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음악인 '시간아 천천히'와 '마음대로'를 선보였다.
 
박진영은 "이진아의 음악은 들어본 적 없는 음악이다. 재즈와 R & B 소울은 비슷한 음악 같지만 굉장히 다른데 이진아는 이 두 장르를 모두 담고 있다”며 "이진아의 음악은 스케일이나 화성은 재즈지만 박자 타는 방식은 R & B소울 그루브를 탄다. 마치 상반신이 착한 우등생이라면, 하반신은 날라리 같은 음악이다. 이상한 음악이고 본 적이 없는 음악"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가요계 전반의 평가는 박진영의 생각과는 좀 달랐다. 한 음반 제작자는 "'K팝스타'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잘 들을 수 없었던 음악은 맞지만, 홍대 인디신에선 흔히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며 "피아노 연주를 잘하고 음악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은 들지만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음악'이라고 할 정도로 새롭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기존의 인디신의 뮤지션들의 음악과 비교했을 때 아주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며 "기존 메이저 가요계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들을 수 없는 음악이라는 점, 그리고 이진아가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이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이진아가 재능 있는 젊은 뮤지션인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뮤지션"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아의 인기는 착시 현상?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스타 4'에 출연 중인 이진아는 이미 지난해 10월 '보이지 않는 것'이란 타이틀의 앨범을 낸 경험이 있다. 당시엔 별다른 화제를 모으지 못했지만, 'K팝스타 4'가 전파를 타면서 이 앨범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앨범엔 이진아가 'K팝스타 4'에서 선보였던 '시간아 천천히'란 곡도 담겨 있다.
 
그런데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이진아가 이미 앨범을 발매한 이력이 있는데다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곡 역시 이미 앨범으로 발매됐던 노래라는 점에서 'K팝스타 4'의 기획 의도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뮤지션과 음악을 소개한다는 점은 좋지만, 재능 있는 신인을 발굴해냈던 'K팝스타'의 기획 의도가 변질된 것이 아니냐"는 것.
 
이 관계자는 이진아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음악적으로 봤을 때 좋은 음악이긴 하지만,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며 "아무래도 오랫동안 음악을 해오고, 대중들에게 실력 있는 뮤지션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박진영과 유희열 심사위원이 극찬을 하다보니 시청자들도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아의 인기엔 이진아의 음악 자체도 영향을 미쳤지만, 인기 프로그램인 'K팝스타 4'의 방송 효과가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이진아 신드롬', 언제까지 계속될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진아가 ‘K팝스타 4’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록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진아는 이미 화제의 중심에 있다. 향후 가수로서 앨범을 내고 활동을 펼칠 만한 충분한 대중적 지지를 확보했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이진아 신드롬'이 계속될 수 있을지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가요 관계자들은 "'K팝스타 4'가 종영한 이후 앨범을 내면 대중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K팝스타 4'로 인한 화제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이진아가 이 화제성을 바탕으로 음원 차트에서 당분간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문제는 그 이후"라며 "이진아가 앞으로 오랫동안 가수로서 사랑을 받기 위해선 'K팝스타'로 인한 화제성 이외에 음악으로서 꾸준히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뭔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다소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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