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캠’의 시대..연예계 권력 지도 바뀐다
2014-12-10 13:50:05 2014-12-10 13:50:06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기묘한 현상이다. 발매된지 세 달이 넘은 노래가 따끈따끈한 신곡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잊혀지는 듯했던 곡이 뒤늦게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인터넷상에서도 이 노래가 연일 화제다. 지난 8월 27일 발매한 노래 ‘위아래’로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 EXID의 얘기다.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을 한 ‘위아래’는 현재 각종 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는 상황. 10일 기준으로 멜론에서 5위, 벅스에서 6위, 네이버뮤직과 지니뮤직에서 8위를 기록 중이다. ‘위아래’가 이처럼 발매 후 세 달이 지나서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가 뭘까. 그 중심엔 ‘직캠’이 있다.
 
◇걸그룹 EXID. (사진제공=예당엔터테인먼트)
 
◇팬이 직접 찍은 '직캠' 화제..연예계 권력 중심 바뀌어
 
아이돌 팬들 사이엔 ‘직캠’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직캠’은 말 그대로 팬들이 직접 찍은 영상을 말한다. 팬들은 행사나 콘서트 현장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의 영상을 찍어 다른 팬들과 유튜브 등을 통해 공유하곤 한다. 
 
지난 10월 9일 유튜브엔 "EXID(하니) 위아래 @ 파주 한마음 위문공연"이란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EXID의 멤버 하니에게 초점이 맞춰진 이 직캠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고, 이것이 '위아래'의 인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하니는 이 영상에서 뛰어난 댄스 실력과 함께 빼어난 미모를 뽐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10일 기준으로 이 영상은 338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스타와 언론 매체, 팬의 삼각 구도에서 권력의 중심은 언제나 스타와 언론 매체 쪽에 있었다. 팬들은 스타와 언론 매체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입장일 뿐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EXID를 인기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직캠의 경우, 이 콘텐츠를 만들어낸 것도, 소비를 한 것도 팬이었다. '위아래'의 인기는 소속사의 영업이나 언론 매체의 영향력이 아닌, 오롯이 팬의 힘에 의해서만 만들어진 셈.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인해 연예계 권력의 중심이 팬과 일반 대중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예다.
 
 
◇SNS 마케팅 중요성 대두..진입 장벽 없고 비용 들지 않아
 
EXID의 깜짝 성공과 맞물려 가요계에선 SNS 등을 이용한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SNS와 온라인을 이용한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려는 기획사들이 늘고 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물론 EXID는 특별한 경우다. 하지만 기획사의 입장에서 SNS를 활용한 마케팅은 분명 매력적"이라며 "기획사의 규모나 소속 가수의 인지도 등에 따른 진입 장벽이 없다는 점에서 중소기획사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특별한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앞으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획사들이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크레용팝의 '빠빠빠' 역시 SNS의 덕을 톡톡히 본 케이스다. 당시 유튜브엔 크레용팝의 직렬 5기통춤을 패러디한 영상이 잇따라 게시돼 화제가 됐고, 이것이 '빠빠빠'의 히트로 이어졌다.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SNS 마케팅 업무를 전문적으로 맡아줄 수 있는 인력 채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선정적 콘텐츠와 노이즈 마케팅에 대한 우려도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이것을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유통시킬 수 있는 열린 시대다. 하지만 가요계 일부에선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튜브 등을 통해 유통되는 선정적인 콘텐츠가 청소년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기 때문.
 
EXID는 지난 8월 '위아래'를 발표한 뒤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이후 활동을 마무리했지만, 3개월이 지난 뒤 이 노래가 갑작스러운 인기몰이를 하면서 다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무대에 서게 됐다. EXID는 지난 5일 방송된 KBS '뮤직뱅크'와 6일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 7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 출연해 '위아래'의 무대를 선보였다.
 
그런데 EXID가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위아래'의 안무는 온라인에서 열풍을 일으켰던 직캠에서의 안무와는 달랐다. 이는 지상파에서의 심의 문제 때문. 섹시한 안무 동작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EXID는 수위를 낮춘 버전의 안무를 지상파에서 선보였다. 하지만 다소 선정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하는 EXID의 안무가 SNS 등을 통해 이미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노출된 이후였다.
 
가요 관계자는 "SNS를 이용한 마케팅이 기획사의 입장에서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안무나 의상 등에 제약이 없다는 것"이라며 "다만 선정적인 콘텐츠를 이용한 지나친 노이즈 마케팅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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