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신모(31)씨는 만 19세이던 2002년 징병검사에서 신체등위 1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대학 재학을 이유로 입대를 미루다가 2008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누군가 자신을 납치하는 것 같았고, 자살 충동을 느꼈다. 악몽을 꾸는 날이 잦았다.
이를 잘 극복한 신씨는 2011년 서울의 한 4년제 대학교 박사과정을 밟으며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이듬해 만 29세가 된 신씨는 병무청에 병역처분을 변경해줄 것을 신청했다. 피해형 망상장애를 앓고 있어 현역으로 입대할 수 없다고 했다.
10년 사이 신씨의 신체등위는 1급에서 7급으로 떨어졌다. 7급 판정을 받으면 제2국민역에 편입돼 공익요원 등 보충역으로도 근무하지 않는다. 병무청에 신청을 내고 한 달 뒤 신씨는 국내 유수의 엔터테인먼트사(社)에 입사했다.
병무청은 신씨에 대해 재신체검사를 실시해 신체등위 3급을 매기고 현역입대를 통보했다.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일을 할 정도면 최소한의 사회생활은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신씨는 정해진 입대일을 열흘 가량 앞두고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내 입대를 미뤘다. 이후 법정에서 망상장애가 심한 자신에게 신체등위 3급을 매긴 것은 잘못이라고 다퉜다. 법원은 신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 부장)는 신씨가 서울지방병무청을 상대로 낸 징병신체검사판정 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신씨가 만 25세에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당시 '34살까지 버텨 군 입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을 하고, 만 28세에 망상장애를 주장하는 것은 심각한 망상장애가 있다고 쉽게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신씨는 4년제 대학교 박사과정에 입학했고, 지능지수(IQ)는 142의 최우수 수준"이라며 "엔터테인먼트사에 입사해 많은 사람 앞에서 다수의 강연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씨는 누군가 자신을 납치하려고 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망상으로 군복무를 못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회생활을 하면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은 증거가 없어 군복무에 지장을 가져온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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