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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통)정숙함 속 감춰진 야수 본능..현대차 아슬란
2014-11-29 06:00:00 2014-11-29 06:00:00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차가 수입 고급세단에 맞서 야심차게 내놓은 신차 아슬란의 판매량이 순항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출시 후 약 한달만에 4000대 계약에 육박했는데 회사가 연말까지 판매목표로 제시한 6000대 판매도 벌써 가시권에 들어왔다. 기업들의 연말 임원 인사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판매량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아슬란은 출시 전까지만 해도 일부 전문가들에게 애매한 차급으로 시장안착 실패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급에서 두 차종의 판매량만 갉아먹는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출시 후 뚜껑을 열어보니 이러한 예상을 비웃듯 그랜저, 아슬란, 제네시스 등 현대차의 고급세단 3종을 합한 전체 판매량은 이전 라인업에 비해 확연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초 정확한 완성차 판매 실적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아슬란의 판매량은 당초 기대치 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랜저와 제네시스 역시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슬란이 이처럼 일부 비관론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카통이 아슬란의 제원과 디자인, 안전 및 편의사양 등을 꼼꼼하게 따져봤다.
 
◇아슬란.(사진제공=현대차)
 
◇정숙성은 기본, 맹수같은 엔진음은 인상적
주행성능 : ★★★★☆
 
현대차는 아슬란을 개발하면서 "엔진 성능 개선을 통해 저중속 영역에서 매끄러운 가속감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능을 얻어내기까지 많은 엔지니어들이 가속 구간별 토크 분배 최적화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엔진은 람다Ⅱ V6 3.0 GDi와 람다Ⅱ V6 3.3 GDi를 탑재한 두가지 차종으로 구성됐다. 3.0 모델은 최고출력 270마력(ps), 최대토크 31.6kg.m, 3.3 모델은 최고출력 294마력(ps), 최대토크 35.3kg.m를 기록한다. 현대차가 겨냥한 독일산 고급 세단들에 비해 제원상 뒤쳐지지 않지만, 실제로도 그런지는 검증이 필요했다.
 
◇아슬란의 엔진부.(사진=뉴스토마토)
 
한산한 고속도로에서 저중속(40~70km/h)으로 엔진 출력을 점검해봤다. 거친 느낌의 수입산 디젤 차들보다 확실히 엔진 출력이 부드러웠다. 변속기와의 조합도 꽤나 만족스러웠는데 변속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이나 지연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소음·진동(N.V.H)도 확실히 수준급이었다. 미디어 시승회가 있었던 이달 초 시승에 참가한 대부분의 기자들이 "정숙성이 최고 수준"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100km/h를 넘나드는 고속주행 구간에서도 실내에서 느껴지는 소음과 진동은 크지 않았다. 이중접합 차음유리가 적용돼 외부의 소음이 효과적으로 차단됐고 엔진룸 등 주요부위에 흡차음재를 대거 적용했기 때문이다.
 
'사자(ASLAN)'라는 차명다운 스포티한 엔진음은 인상적이었다. 아슬란에만 적용된 튜닝으로 엔진에서 발생하는 폭발음은 기존 고급세단 대비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사자의 거친 느낌이 반영됐다.
 
다만 후륜구동 세단 대비 코너링 구간에서 쏠림 현상이 다소 심한 것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려있는 전륜구동 차량의 특성 탓이다.
 
실험 주행구간 43km를 달리면서 트립컴퓨터가 집계한 연비는 10.2km/ℓ였다. 평균속도는 65km/h, 주행시간은 39분이 소요됐다. 현대차가 발표한 아슬란의 공인연비는 9.5 km/ℓ다.
 
◇트립컴퓨터가 집계한 평균 연비.(사진=뉴스토마토)
 
◇전륜구동 세단 장점 극대화..디자인 특색은 적어
디자인 : ★★★★☆
 
아슬란은 현존하는 국내 전륜구동 승용차 중 가장 고급 세단에 속한다. 전륜구동 자동차는 후륜에 비해 실내와 적재공간을 더욱 넓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엔진과 변속기 등 주요 장치들이 앞바퀴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전륜구동 모델의 장점을 특화해 그랜저 대비 넓은 실내 공간과 적재 공간을 구현했다.
 
그랜저와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하면서도 전장의 길이를 50mm나 늘릴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주요 타겟층이 기업의 고위 임원이나 40대 재력가인 점을 고려해 실내 공간도 더욱 안락하게 꾸몄다.
 
명품 가방에서나 선보일법한 퀄팅패턴(가죽 사이에 솜을 넣고 마름모꼴로 박음질해 도톰하게 보이는 패턴)과 일반 가죽 대비 내구성이 뛰어나 고급 소파 등에 사용되는 나파가죽을 앞뒷좌석에 적용했다.
 
대시보드는 가로로 넓게 보이게끔 디자인해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구현했다. 또 앞좌석 좌우 측에 스웨이드 소재를 적용하는 등 그랜저에 비해서는 확실히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센터페시아에 배열된 단추들은 심플하지만 특색 없이 무난하다.
 
◇아슬란 내부.(사진=뉴스토마토)
 
큰 흠을 찾을 수 없는 실내 공간에 비해 외부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린다. 일부 사람들이 아슬란의 디자인에 박한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제네시스나 그랜저에 비해 차별화된 느낌이 없고 특색이 적기 때문이다. 실제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 현대차 세단 라인업에 전반적으로 적용된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 2.0'이 아슬란에도 반영됐다.
 
전면부의 크롬 소재를 적용한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후드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매끄러운 측면부 곡선, 볼륨감을 살린 리어 범퍼 디자인과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적용된 후면부까지 충분히 고급스럽지만, 아슬란만의 특색은 적다는 평가가 있다. 무난하면서도 크게 튀지 않는 디자인이다.
 
◇아슬란 외부.(사진=뉴스토마토)
 
◇모든 안전·편의사양 탑재..'넘사벽'
안전·편의사양 : ★★★★★
 
아슬란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급 세단들의 모든 안전·편의사양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량 내부에 9개의 에어백이 탑재돼 있는 것은 물론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과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 센서식 경보 장치가 기본으로 적용돼 있다.
 
또 급제동, 급선회시 흔들림을 잡아줄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전동식파워스티어링 휠(MDPS)을 통합 제어하는 '샤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HAC),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등의 사양도 탑재됐다.
 
최근 고급 차종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아슬란의 전 라인업에 기본으로 들어간다. 운전자는 차량의 속도와 간단한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시야에서 놓치지 않고 확보할 수 있다.
 
차간거리 자동 조절과 정지, 재출발 기능까지 지원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기능은 운전 피로감을 줄여주는데는 최고의 옵션으로 손꼽힐만 하다. 차가 막히는 시내구간에서 ASCC기능을 활용하면 더욱 편리하다.
 
이 밖에도 운전자가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차량 트렁크 주변에 약 3초 이상 머물면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 직각주차 보조기능을 더해 주차 편의성을 향상시킨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시스템(ASPAS)', 핸들의 움직임에 따라 헤드램프가 자동으로 조절돼 운전자의 주행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킨 '어댑티브 헤드램프 (AFLS) ' 등 신기술이 적용됐다.
 
기능은 다양하지만 가격은 수입 고급 세단 대비 경쟁력이 있다. 람다Ⅱ V6 3.0 GDi 모델이 ▲G300 모던 3990만원, 3.3 모델은 ▲G330 프리미엄 4190만원 ▲G330 익스클루시브 45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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