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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조선·자동차 동반부진 속 철강업계 살길은?
이준호 고려대 교수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 뒷받침돼야"
2014-11-28 14:16:21 2014-11-28 14:16:2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건설·조선·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철강산업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됐다.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산업통상자원위)은 28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철강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철강은 국력! 지속가능한 철강산업 발전방안'이란 주제로 국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준호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중국의 철강 공급과잉에 따른 국내 유입 증가,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강화, 2020년 인구절벽에 따른 사회 환경 변화, 내년도에 시행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으로 국내 철강 산업이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중국산 철강제품의 국내 유입에 따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철강업계도 수출시장 다변화, 수요업계와의 상생협력을 통해 철강 산업이 지속가능산업으로 발전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적합 수입 철강재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및 제도개선을 통해 국내 철강사 존립기반이 와해되는 것을 막아야 하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미국, EU, 중국, 일본 등 철강 선진국들은 자국의 실익을 위해 다양한 철강산업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제조업 혁신기구 네트워크를 출범시켜 철강 등 제조업에 10억달러 규모를 지원하고 있으며, 신규 제철소를 건설할 경우 전기료를 무상에 가까운 수준의 염가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철강공업 12차 5개년 발전전략을 수립해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고, 일본은 정부에서 수소제철공정 등 친환경 제철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부상한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규제에 대응해서도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호주의 경우 탄소세가 경제적 손실만 입히는 것으로 판단해 탄소세를 폐지했고, 미국도 자국 산업의 국제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재검토하고 있다. 캐나다는 14억달러를 투자해 CCS(탄소 포획·저장) 사업을 개시했다.
 
이 교수는 또 다양한 수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관의 경우 우리나라는 미국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때문에 미국 경기가 둔화되거나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됐을 때 심각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본과 중국은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등으로 수출 지역이 다양하다.
 
지난 7월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최대 15.7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어 10월에는 한국산 용접강관이 미국 철강업체로부터 덤핑 제소를 당했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한국산 철강제품의 피소 사례는 2010년 4건, 2011년 7건, 2012년 14건, 2013년 11건, 올 10월말 기준 14건 등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규제 및 조사가 진행 중인 사례는 16개국 59건에 달한다.
 
한편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 최태현 산업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은 "수입산 불량·위조 건설용 철강재 대응은 현재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제도적으로 미비점을 개선하고 있으며, 수입 규제와 관련해서는 사전 대응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정책관은 최근 한·중 FTA 체결과 관련해 "한국산 철강제품은 이미 상당 부분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는 반면 중국은 FTA 체결로 관세가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며 "중국 현지에 후공정 설비를 세워 고부가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현곤 포스코경영연구소 철강연구센터장은 "한국 철강 산업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상문제 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 및 수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하며, 비관세 장치를 통한 수입재 범람 예방, 정부·업계·학계 공동으로 철강 산업의 경쟁력 제고 및 차세대 기술개발을 위한 R&D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병우 한국철강협회 상무는 "철강 산업의 저수익, 저성장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장기적으로 철강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입급증을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수입을 통제하지 않으면 고통을 감내하며 지불한 구조조정 노력이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주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철강업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불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EU, NAFTA처럼 경제블록 해소를 통해 한·중·일 동북아 3국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철강 산업의 문제에 대처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철강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철강은 국력! 지속가능한 철강산업 발전방안’이란 주제로 국회 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한국철강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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