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몇년간 쉬웠던 수능 탓에 부동산 시장의 학군 지도가 변화하고 있다.
소위 명문 고등학교와 학원가가 밀집해 맹모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서울 전통 학군 대신 국제학교와 혁신학교 등이 위치한 신흥 학군이 떠오르기 시작하면서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아파트값은 지난 2012년 말 대비 28.53% 상승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역시 같은 기간 24.66%의 전셋값 상승률을 보이며 전셋값 고공행진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눈에 띄는 점은 학군 수요로 인해 전셋값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일대의 전셋값 상승률을 뛰어 넘었다는 것이다. 2년 전에 비해 목동은 20.47%, 대치동 19.24%, 중계동은 16.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 (자료=부동산114)
대치동 일대는 소위 강남8학군이라 불리는 서울의 대표 명문학군으로 현대고, 영동고, 휘문고, 경기고 등 유명 학교와 우수한 학원가가 밀집된 곳이다. 목동 역시 특목고 진학 비율이 높다는 목운초·중학교와 인근 학원가를 중심으로 또 하나의 교육특구를 형성하고 있으며, 강북 대표 학군인 중계동은 은행사거리 학원가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들 전통 학군의 전셋값 상승세가 최근 주춤하다. 이는 최근 난도가 낮아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쉬운 수능 탓에 학원가의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국제학교나 혁신학교 등 대체할 수 있는 교육시설이 생겨나며 선택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0학년도 수능 역시 소위 '물수능'이라 불릴 정도로 쉬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능 직후 2년 간 전세 시세 조사 결과 목동과 대치동이 각각 17.33%, 14.15% 오르는 동안 판교는 무려 47.2%나 전셋값이 폭등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치러진 수능은 대표적인 물수능으로 꼽히는 2012학년도 시험보다도 쉬운 수준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이같은 학군 지도의 변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지난 2011년 문을 연 채드윅국제학교를 비롯해 신정중·해송중·포스코 자율형 사립고 등이 있어 강남의 대체 학군으로까지 여겨지고 있을 정도다.
국제학교와 자사고가 가까운 단지인 송도 더샵 그린워크 입주자는 "입주 한 다음날부터 바로 주변 공인중개업소들로부터 전세를 놓으라는 전화가 하루에 열 통은 넘게 온다"고 귀띔했다.
송도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국제학교의 경우 1년에 수천만원의 학비가 드는데도 어머니와 자녀는 송도에, 아버지는 서울에서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거나 학교 주변 전셋집과 서울 본가를 오가며 자녀 교육에 열을 올리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판교신도시의 경우 혁신학교인 보평초·중·고교 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강남과 분당 수요까지 흡수하며 전셋값이 강세다.
혁신학교 학군에 속한 삼평동 봇들마을8단지 전용면적 101㎡ B타입의 경우 두 달 간 전세 매물이 전혀 없다 최근 보증금 5억5000만원에 월 90만원을 내야하는 보증부 월세 물건이 나오기도 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보평초·중학교 학군 아파트 전세 매물은 나오자마자 바로 소진되고 매매 또한 확실하게 거래되는 물건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혁신학교나 국제학교가 생기면서 기존에 강남 8학군 등으로 치우쳤던 학군 수요가 세분화되고 있다"며 "다만 수능 이후 대입 논술시험을 치르는 기간 동안 기존 학원가 중심의 반짝 임대수요 증가도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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