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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소재 '쑥쑥'..화학업계는 '다이어트 중'
LG화학, 가소제 매출의 절반이 친환경 제품
2014-10-17 17:00:10 2014-10-17 17:00:10
◇삼성토탈 촉매연구팀 연구원들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 폴리프로필렌 촉매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종합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사진=삼성토탈)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화학업계가 앞다퉈 유해 성분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환경호르몬 유발물질로 추정되는 성분을 제거한 친환경 가소재의 비중을 늘려 나가고 있는 것.
 
플라스틱 제품은 원래 성질이 딱딱하기 때문에 탄성과 강도를 조절할 목적으로 가소제라는 첨가물질을 함께 섞는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말랑말랑한 상태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주로 유아용 완구와 장난감, 장판, 매트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첨가된다.
 
그런데 프탈레이트가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독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완구와 유아용 제품에 프탈레이트가 들어간 가소제 사용을 금지한 가운데, 유럽(EU)에서는 내년부터 프탈레이트의 수입과 생산, 사용 등을 전면 금지한다.
 
이에 국내 화학기업들은 프탈레이트를 제거한 가소제와 합성수지 제품 생산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곳은 LG화학(051910)이다.
 
LG화학은 가소제 매출에서 프탈레이트를 제거한 친환경 가소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가량 된다. 논(Non)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프탈레이트 가소제 대비 투입량을 더 늘려야 하기 때문에 기존 제품의 수요 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프탈레이트를 제거한 가소제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발맞춰 논 프탈레이트 가소제의 생산을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케미칼(009830) 역시 프탈레이트를 뺀 가소제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 친환경 바람이 섀시·바닥재 등 건자재의 원료가 되는 폴리염화비닐(PCV)에도 번지면서 친환경 가소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토탈도 지난 2월 프탈레이트 성분을 제거한 친환경 폴리프로필렌 촉매 개발을 완료하고, 수지제품 상업 생산에 성공했다. 삼성토탈은 프탈레이트를 제거하고도 기존 제품과 물성·가공성이 동일하기 때문에 모든 용도에 적용 가능한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화학업체들은 프탈레이트를 제거한 가소제 생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친환경 소재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09년부터 이산화탄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 개발을 추진, 현재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바이오 플라스틱 시제품을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옥수수, 사탕수수 등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 자원을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으로, 석유화학 제품을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에 비해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SK케미칼(006120)은 8년의 시간을 들여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에코트(PPS의 브랜드명)'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염소와 벤젠이 혼합된 원료를 사용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원료, 생산, 제품 모든 과정에서 유해물질인 염소를 제거했다. 
 
SK케미칼은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일본 데이진과 함께 설립한 합작사 이니츠를 통해 미국 에이슐만과 에코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프탈레이트의 경우 유해성 논란이 아직 증명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의 우려가 큰 탓에 이를 첨가하지 않은 가소제의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각 업체마다 기존 제품과 동일한 성질을 가진 가소제·합성수지를 개발, 생산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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