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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특수강 매각작업 난항..두 달째 제자리
2014-10-16 15:47:46 2014-10-16 17:17:26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포스코특수강 매각 작업이 난항이다.
 
포스코와 세아그룹이 MOU를 체결한 지 두 달이 넘도록 별 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MOU 체결 당시에는 국내 특수강 시장 선점을 위해 세아그룹이 발빠르게 인수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포스코특수강 노조 반대에 부딪치면서 연내 매각작업을 마무리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특수강은 지난 3월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그룹 차원의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면서 포스코에너지와 함께 IPO(기업공개)가 유력한 계열사로 분류됐다. 그러다 경쟁사인 현대제철이 특수강 시장 진입을 선포하면서 이에 대응해 전략적으로 세아그룹에 포스코특수강을 넘기기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기아차라는 안정적인 수요처가 있어 특수강 시장에 진입할 경우 단 시간 내에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대제철은 현재 짓고 있는 당진제철소 내 특수강 공장에서 2016년부터 연간 100만톤의 특수강 선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반면 세아그룹에 특수강 선재를 공급하는 포스코로서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지켜야 하는 입장. 이 같은 상황이 맞물리면서 결국 IPO보다는 매각 쪽으로 선회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포스코와 세아그룹은 지난 8월14일 포스코특수강과 세아베스틸의 M&A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MOU 체결 이후 포스코특수강 노조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매각에 반발하면서 매각작업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예상치 못한 복병의 등장이었다.
 
비대위는 매각에 앞서 세아그룹과 포스코 측에 각각 '고용승계 및 유지 5년 보장'과 '매각 대금의 10%에 해당하는 위로금 지급'을 요구했다. 고용승계 요구의 경우 지난 1997년 삼미종합특수강이 포스코특수강으로 인수될 당시 1000명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이 실시된 전례가 있어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를 들어주기에는 포스코나 세아그룹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인수가격을 정하기 위한 실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5년 고용승계를 전제로 설정하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세아그룹의 경우 포스코특수강 외에도 현재 동부특수강 인수전에도 참여하고 있어 인수 후 비용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위로금 지급 역시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포스코로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추산하고 있는 포스코특수강의 매각 가격은 1조원~1조2000억원 수준으로 매각 대금의 10%는 1000억원을 상회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이 조금씩 물러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현장실사가 진행되지 않아 연내에 매각작업이 마무리되기는 힘들 것이란 게 지배적 분석이다.  
 
◇경남 창원 포스코특수강 본사 전경(사진=포스코특수강 홈페이지 캡처)
 
한편 세아그룹은 일단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의 협의가 마무리되기를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세아그룹과 세아베스틸은 지난달 언스트앤영(EY)한영과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을 각각 회계자문사와 인수주관사로 선정하고, 현재 회계장부 등을 확인하는 데이터룸 실사를 진행 중으로, 서두르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시장의 소문대로 포스코특수강이 현장실사를 막아 실사를 못 가는 건 아니다. 아직 현장실사를 나간 적이 없다”며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의 협의가 마무리된 뒤에 실질적인 매각가격과 고용승계 등 세부사항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의 동시 인수 시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도 일축했다.
 
세아 측은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은 인수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포스코특수강 인수가 동부특수강 인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본격적인 인수전에 앞서 내부적으로 자금조달 방법을 마련, 인수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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