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지금은 한화솔라원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할 시기입니다."
정지원 한화케미칼 솔라개발팀 상무(사진)는 "한화솔라원이 한화큐셀에 비해 시장에서 제값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 한화솔라원의 입지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정 상무는 지난 2012년까지 LG전자 솔라연구소장을 역임했다. 그해 10월 한화그룹이 독일 회사 큐셀(현 한화큐셀)을 인수하며 태양광 사업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한화케미칼로 자리를 옮겼다. 소속은 한화케미칼이지만 자회사인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등 태양광사업 부문의 기술 총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 상무는 지난달 24일 독일 작센-안할트주가 국내 중견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투자설명회에 연사로 나서 한화그룹이 큐셀을 인수해 독일 내에서 어떻게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투자설명회 직후 정 상무를 따로 만나 태양광 시장에 대한 전망과 한화솔라원의 향후 전략을 들어봤다.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의 핵심 축은 크게 중국 한화솔라원과 독일 한화큐셀로 구성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0년 8월 미국 상장사인 솔라펀파워홀딩스로부터 지분 49.99%를 4300억원에 인수, 한화솔라원을 출범시켰다. 2년 뒤인 2012년 8월에는 유럽의 터주대감인 독일의 큐셀을 사들여 한화큐셀로 재탄생시켰다.
한화그룹은 이 두 회사를 통해 저가와 고가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한화솔라원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주로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반면, 한화큐셀은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 영업망을 무기로 주택과 상업용 등 하이엔드(high end·최고급) 시장을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양동 작전'은 외형적으로는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 성적표를 보면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크다. 특히 한화솔라원의 경우 유럽과 미국 등의 지역에서 수출길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이 유럽연합(EU)과 반덤핑 분쟁을 겪으며 중국에 생산 기반을 둔 업체들은 최저가격을 준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수출 물량에도 제한을 받고 있다.
신흥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미국 상황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반덤핑 판정을 예고하면서 중국에 위치한 한화솔라원은 궁지에 내몰렸다. 값싼 노동력 등을 보고 중국에 전진기지를 세운 것이 되레 지금은 부메랑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정 상무는 한화솔라원의 자구안에 대해 내부에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 상업용과 주거용 시장을 포기하고 대규모 발전소 프로젝트 사업에만 집중할지, 기존 사업을 더 확대해 신흥시장을 개척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
아울러 한화솔라원은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의 출발점임에도 한화큐셀이 사실상 얼굴마담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큐셀에 걸맞는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가는 것 역시 한화그룹에 주어진 숙제이기도 하다.
정 상무는 "한화솔라원의 원가경쟁력을 끌어올려 대규모 사업에 집중할지, 한화큐셀의 턱밑까지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려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지를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비록 미국과 EU 지역으로의 수출길이 좁아지긴 했지만, 아직 한 줄기 희망은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 태양광 기업들이 저가 경쟁으로 선진 시장에서 철퇴를 맞게 되자 내수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며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달 2일 중국 국가에너지위원회가 태양광 분산형 발전 촉진 방안을 발표하고, 태양광발전 설치를 적극 장려한 것도 대외적인 압박에 대한 자구책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중국에 기반을 둔 한화솔라원에게는 호재다. 물론 일각에서는 중국 토종 기업이 아닌 탓에 태양광 보급사업에 최우선적인 수혜를 받기 힘을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정 상무는 "중국 현지에서는 결국 가격이 곧 경쟁력과 직결된다"면서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화솔라원의 주력 시장인 일본 시장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일본 태양광 시장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태양광발전 시장 규모는 2010년 992㎿(메가와트)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9.4GW(기가와트)로 급성장하는 등 불과 5년 사이 시장 규모가 10배 넘게 커졌다.
일본 정부가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사들이는 '고정가격매입제도(FIT)'를 도입한 데다 원전사태로 인해 태양광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다. 다만 FIT가 축소되는 방향으로 로드맵이 설정돼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정 상무는 "정부의 지원제도가 축소되지만, 미리 FIT 지원 허가를 받아두고 시공을 늦게 들어가는 대규모 프로젝트 물량이 내년과 2016년까지 있을 것"이라면서 "해당 프로젝트가 끝나더라도 가정이나 일반 상업용으로 시장의 중심축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태양광 시장 전반에 대해서는 하반기 들어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중국의 수요 확대가 세계 태양광 시장의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올 상반기 중국의 태양광발전 설치 규모가 3~4GW에 불과해 하반기에는 10GW 이상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 정부가 올해 태양광발전 시설 목표치인 14GW를 달성할 경우 태양전지 밸류체인 전반의 추가적인 하락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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