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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파렴치한 기업인 아니다..명예 찾고 싶어"
검찰, '회삿돈 횡령 혐의' 징역 10년 구형
2014-10-14 18:18:25 2014-10-15 08:15:25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강덕수 전 STX 회장이 "육십 평생 신뢰를 바탕으로 정의롭게 살면서 글로벌 기업을 운영했다고 자부했던 명예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강 전 회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김종호 부장)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매년 상·하반기 1000여명의 공채를 뽑으면서 우리는 적어도 돈 있는 사람을 상대로 돈을 벌어야지, 돈 없는 사람을 상대로 돈을 벌어서는 안된다는 기업 윤리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개인 영달을 위해 사익을 추구하는 파렴치한 기업인으로 치부될 처지에 놓였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강 전 회장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지는 못할 망정 파렴치한 기업인이 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재판장님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또 "지난 4월14일 수감된 이후 격리된 공간에서 생활하며 생소한 공판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회한을 많이 느꼈다"며 "기업을 경영하면서 보람과 자부심도 느꼈지만 참담한 지금의 현실 앞에서 지난 시간의 어떤 결정이 잘못됐는지 되돌아보며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전 회장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제 결정으로 인해 초래된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면 법의 심판을 받겠다"며 "경영 악화로 피해 입은 주주·투자자·채권은행에 깊이 사죄드리고, 정든 직장을 떠나게된 임직원들에게도 마음 깊이 사과의 말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죄가 되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으나 당시 내렸던 결정은 회사를 위해 여러모로 충분히 고민하고 선택했던 것"이라며 "이 점을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 전 회장은 "억울한 마음도 있으나 무거운 짐을 내려 두고 13년전으로 돌아가는 후련한 마음도 있다"며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임원들에게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재차 호소했다.
 
한편, 강 전 회장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통해 다른 재벌기업인들과 선긋기에 나섰다.
 
강 전 회장측은 "강 전 회장이 지금까지 투명성을 강조한 자율 경영을 추구해왔다"며 "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체류할 정도로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해왔고, 사회공헌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벌 총수를 엄벌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아마 채벌의 형평성과 회사법이 보장하는 주주권리 저해 등이 고려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강 전 회장측은 "이번 사건은 다른 사건과 다른 점이 있다"며 "개인의 사익을 위해 별도의 재산을 모으지 않고 오히려 전재산을 경영을 위해 쏟아 부어 부채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강 전 회장측은 ▲강 전 회장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이번 사건이 사익 추구와 거리가 먼 점▲주주총회·이사회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실질적인 심의와 의사결정을 했다는 점 ▲경기침체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번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점 ▲계열사 간의 지원 역시 과거부터 있어왔고 충분한 동의가 있었다는 점을 피력했다.
 
그는 또 "강 전 회장은 마지막까지 STX그룹의 생존 가능성을 두고 고민했다"면서 "강 전 회장이 개인 사욕을 취하려고 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을 것이다. 죄에 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오전 검찰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강 전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은 STX그룹 회장으로서 최종 의사결정권자이기 때문에 책임이 크다"며 "사실상 모든 범죄를 관할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강 전 회장이 2008년 당시 적자를 예상하지 못했고 분식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시로 보고를 받았다"며 "또 STX조선해양의 경우 도저히 수익이 발생할 수 없는 상황인 것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영업이익이 날 것이라는 공시 내용과 다르게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강 전 회장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강 전 회장과 이 사건에 함께 가담한 홍경진(62) STX조선해양 전 부회장은 징역 6년, 변모 전 STX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STX 사장은 징역 5년, 이모 전 STX 기획조정본부장은 징역 4년, 이모 STX중공업 전 회장과 김모 STX조선해양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강 전 회장 외 6인은 2008~2012회계연도를 결산하며 총 2조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과대계상하고, 계열사 자금 2843억원으로 개인 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됐다.
 
◇강덕수 前STX 회장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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