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AE에 원전개발 지원 논란
2009-04-03 06:10:35 2009-04-03 06:10:35
이란의 핵개발이 국제사회의 문제로 대두된 이후 '핵(Nuclear)'과 '페르시아만'이라는 단어만 합쳐져도 미국 워싱턴에는 경고음이 울릴 만하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 다비는 미국의 기술 지원을 받아가면서 원자력 발전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저지하고 있지만, UAE는 전력생산 확대를 위해 미국의 지원하에 원자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 프로그램을 '세계를 위한 모델'로 보고 있다면서 이달 중순까지 양국간 원자력 협력조약에 대한 의회 승인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이 임기 종료 직전에 서명한 이 조약은 미국 기업이 UAE와의 원자력 거래에 개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UAE는 자체적으로 우라늄을 농축하거나 플루토늄을 재처리하기보다는 국제시장에서 승인된 핵연료를 구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UAE는 국제사찰단에 시설을 공개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엔은 UAE의 이런 움직임이 다른 개발도상국에는 '역할 모델'이, 이란에는 '상반된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UAE를 지원하고 있다.

아부 다비에는 오는 2017년까지 지속될 이 아랍권 최초의 원자력 발전 프로그램을 위해 미국 기술자와 노사, 기업인 등 수 십명이 몰려든 상태다.

UAE는 전력 수요가 치솟자 3년 전부터 원자력 발전을 대안으로 검토해왔다. 풍부한 산유량을 자랑하고 있지만, 발전이나 수질정화 등에 필요한 천연가스는 부족해 이웃 카타르로부터 수입해왔기 때문이다.

UAE의 전력수요는 현재 1만6천메가와트에서 2020년에는 4만메가와트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력발전이나 태양 에너지, 대체 연료 등은 비용이 많이 들거나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대량 사용이 어렵다.

부시 행정부는 다른 개발도상국에도 UAE 모델을 권유하면서 이란도 이를 따르도록 압력을 가했다. 어차피 원자력이 중동지역에 확산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주요국을 미국의 기술과 국제 기준으로 구속해두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UAE는 현재 원자로 건설 부지를 물색하는 한편 안전문제를 감시할 독립기구도 설립하고 아부 다비 최대의 공대인 칼리파 대학에 원자력과학.기술 학위과정을 신설해 인력을 양성하는 등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E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도 최근 미국의 지원을 받아 원자력 발전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중동지역에 원자력 기술을 전파해주는 것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않다.

아랍권의 한 국가가 원자력 기술을 갖게 되면 다른 나라로 흘러들어가 나중에는 핵무기 개발의 기술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부 의원들은 과거 UAE가 이란과 이라크, 리비아 등으로 민감한 군사기술이 이전되는 통로로 이용됐었다는 점을 들어 이번 계약을 저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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