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샌드위치에 갇힌 '갤럭시'..4분기도 막막
2014-10-07 09:41:07 2014-10-07 09:41:07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 3분기 어닝쇼크의 최대 원인은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IM(IT·모바일) 부문의 급격한 부진이다. 지난해 분기별 5~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대들보 역할을 했던 스마트폰 이익이 불과 1년만에 3분의 1로 급전직하했다.
 
최근 애플의 아이폰6가 하이엔드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폭발적인 기세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한편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의 샤오미, 화웨이 등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샌드위치'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시장의 공포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는 7일 3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로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10조원 돌파한 지 불과 1년만의 날개 없는 추락이다.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을 꼽았다. 스마트폰의 부진은 소형 디스플레이, 시스템LSI 사업 적자로 이어져 연쇄 붕괴를 일으켰다.
 
증권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원대 수준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에 IM 부문에서 2조20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반토막,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3배가 줄어든 셈이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매출과 출하량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단가 하락이다. 업계에 따르면 3분기 스마트폰의 평균판매단가(ASP)가 10% 가까이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바일 판매량은 스마트폰 8029만대, 태블릿 904만대로 전분기 대비 각각 7.5%, 14.0% 증가하겠지만 전체 ASP(평균판매단가)는 전분기 대비 12.6% 하락할 것"이라며 "3분기 IM 영업이익률은 8.1%로 전분기 15.5%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판매가격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중국, 인도 등지에서 강력한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는 신흥 기업들이다. 샤오미, 화웨이 등은 삼성전자, 애플과 동등한 사양의 스마트폰 제품을 사실상 50~60%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구글 역시 인도 등 신흥시장에 한화로 10만원대에 불과한 '안드로이드 원' 스마트폰 시리즈를 내놓으며 제품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대형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나 노트 시리즈 등 프리미엄급 라인업보다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이 실적에 기여하는 폭이 커졌다"며 "갤럭시S나 노트 시리즈의 판매 부진보다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출혈 경쟁과 마케팅 비용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IM 부문 실적은 오는 4분기에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스마트폰) 업황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어 삼성전자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은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나 IM부문의 부진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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