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 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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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이라는 단어 만으로도 호기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터부시하면서도 그 누구도 솔직히 관심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주제 때문일까.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이 묘한 긴장감으로 예민해진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면서도 어느 순간에 어떤 형태로 전개될 지 알 수 없는 독자로서는 갑작스러운 주인공의 성적 일탈에 잠시 당혹스럽다. 지성과 미모, 경제적 부유함까지 갖춘 엘리트 여성에게서 상상하기 어려운 도발적인 일탈, 그 현장을 너무나 생생하게 전달하는 작가의 섬세함이 더해지며 긴장감은 고조된다.
하지만 왜? 부족함 없이 모두가 부러워하는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이 그동안의 삶을 송두리째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무모한 모험을 감행한 이유는 도대체 뭘까. 작가는 일상의 권태와 사랑의 불안정성 앞에서 위태로운 여성의 마음을 마치 의사가 청진기를 대고 환자를 진찰하듯 짚어낸다. 그리고 우리는 서서히 깨닫는다. 그녀의 문제가 언제든 나와 우리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녀처럼 방황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전문성: 새로운 지식을 쌓거나 깊이 있는 공부를 할 만한 내용은 없으므로 학문적인 전문성은 없다.
▶대중성: 불륜 만큼 대중성이 높은 주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주제는 불륜이 아니다.
▶참신성: 삶의 길을 잃은 한 인간의 방황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면서 순간순간의 심리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가의 풍부한 표현력과 사색의 깊이가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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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아이러니하게도 인생에서 최고로 행복한 순간은 가장 위험한 시점이기도 하다. 최고의 행복 상태는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없는 것이고 그 순간이 지나면 언제든 다시 불행해질 것이란 불안감이 엄습한다.
부유한 남편과 사랑스런 아이들을 둔 서른한살 된 주부이자, 스위스 유력 신문사 기자인 린다. 더욱이 그녀는 남자에게는 욕망을, 여자에게는 질시를 불러일으키는 매력까지 지녔다. 많은 이들이 소망하지만 소수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부족함 없는 삶을 살던 그녀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바로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
문득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 내일도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란 것을 느끼면서부터다. '고작 이게 다야?'
자신을 열렬히 사랑하는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이들, 촉망받는 유능한 앨리트 여성이라는 자부심도 허전함을 채워주진 못한다. 도대체 뭐가 문제지? "내 인생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무 문제 없지. 단지 두려움이 밀려드는 밤이 있을 뿐. 아무런 열의를 느낄 수 없는 낮과 감행하지 못한 모험에 대한 갈망이 있을 뿐."
행복하고 완벽한 삶에 진절머리가 난다. 그렇게 시작된 삶에 대한 의문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가 되어 너무나도 평온했던 그녀의 일상을 위협한다.
새로운 탈출구가 필요했던 그녀에게 유명 정치인이자 옛 고등학교 남자친구였던 한 남자와의 재회, 그리고 그의 돌발적인 키스는 치명적이다. 그 순간 이성은 마비되고 본능에 이끌리며 그녀를 둘러싼 모든 장벽은 일순간에 무너진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는다. 오히려 금지된 쾌감을 경험하면서 그토록 갈망했던 짜릿한 행복을 느낀다.
마치 브레이크가 파열된 자동차처럼 한번 시동이 걸린 일탈은 광란의 질주를 멈출 수가 없다. 일탈은 더욱 과감하고 격렬해진다. 하지만 살기위해 몸부림칠수록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깊이 빠져든다. 마치 덫에 걸린 짐승처럼, 빠져나가고 싶어도 꼼짝할 수 없다.
잠깐씩 빛을 내는 반딧불처럼, 필사적인 생명의 신호는 위태롭게 깜박일 뿐이다. 일탈은 꺼져가는 인생에게 찰나의 생명을 불어넣어 줬지만, 그 영혼까지는 구원하지 못했다. 마치 마약이 쾌락과 고통을 동시에 주듯이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병들어간다.
이제 일탈과 쾌락도 더 이상 행복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그 대가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체념한다.
삶의 벼랑에 매달린 위태로운 손을 놓으려던 찰나, 그녀를 잡아 올린 건 '사랑'이다. 인생이 무기력해지고 모든 것이 두려워지는 것은 바로 우리에게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처음의 열정과 짜릿함은 시간이 지나면 마른 땅처럼 변하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안된다. 서로에게 새로울 게 없는 존재가 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우리를 변화시키는 건 사랑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래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사랑의 방법이다. 모든 것을 주고 아무 것도 바라지 않아도 행복한 사랑. 그 사랑이 없이는 누구도 고독한 현실을 지탱할 수 없다. 그것만 있다면 내일 당장 세상의 마지막 날이 온다고 해도 두렵지 않다. 산다는 것은 결국 사랑한다는 것이다.
■별점 ★★★★☆
■연관 책 추천 : 파울로 코엘료 <영혼의 연금술사> <11분> <브리다>
정경진 증권부장
이 뉴스는 2014년 09월 4일 ( 16:50:15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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