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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다르고 속다른 '방탄국회'..與 '곤혹', 野 '충격'
"개별의원 판단의 문제" 여야, 서로 책임 떠넘겨
2014-09-03 17:11:13 2014-09-03 17:33:03
[뉴스토마토 곽보연·한고은기자] 철도비리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가운데 야당은 새누리당이 조직적 부결을 감행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새누리당은 법과 원칙에 따른 개별의원의 판단 결과라고 해명하면서 야당에서도 반대표를 던졌다고 반박하는 등 서로에게 '방탄국회'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투표는 재석 256명(새누리당 136명, 새정치연합 114명, 비교섭단체 6명) 중 223명이 투표에 참석한 가운데 찬성 73표, 반대 118표, 기권 8표, 무효 24표로 결국 부결됐다.
 
본회의 직후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체포동의안 부결과 관련해 "정말 충격적"이라며 "김무성 대표가 나서서 방탄 국회는 없다고 공언했었지만, 말로는 방탄 국회 없다고 하고 행동으로 조직적 부결을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유 원내대변인은 "자당 의원 보호를 위해 국민 앞에 한 약속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라며 "국민은 무시당했고 철피아 척결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고 새누리당을 질타했다.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투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투표 결과 참석 223명 중 반대 118표로 송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사진=곽보연기자)
 
◇새누리 "송 의원, 적극적인 수사 태도와 고령임을 감안"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뿐만이 아니었다. 당혹스러움은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현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투표 종료 즉시 기자들과 백브리핑을 갖고 "우리는 법과 원칙에 따라 개별의원이 판단한 결과"라며 "새누리당은 당론이 따로 없고, 자당 의원 보호하기로 한 것도 아니었다"고 '방탄국회' 비판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오늘 투표에서 부결과 기권, 무효가 모두 150표였는데 새누리당은 오늘 재석한 의원이 136명이었다"며 "모두 찬성을 던졌다고 하더라도 결론적으로 야당에서도 반대표를 던진 것"이라고 오히려 야당 덕으로 돌렸다.
 
김 대변인은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진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송 의원 본인이 수사를 철저히 받겠다고 몇 번씩 얘기했고 고령이고 불구속수사를 해도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 등은 전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또 제천단양 지역 주민들의 주권을 고려해 예산이나 의정활동 등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부결 결과를 받아든 송광호 의원이 밝게 웃으며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News1
 
◇野에서도 반대표..새정치 "그럴 이유 전혀 없어"
 
새정치연합은 반대표를 던질 이유가 전혀 없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우리 당 의원들 중에는 김재윤 의원이 구속 중인데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14일째 면회도 거절하고 단식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우리 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철피아 문제를 넓은 관점으로 보면 관피아 척결이 세월호 문제까지 연관시켜서 수사될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부표를 던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 원내대변인은 "후문으로는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표 단속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며 "자당 의원 구하기, 방탄국회 없다는 것은 말 뿐이었고 실제로는 조직적으로 방탄국회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현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우리 당은 당론으로 어떠한 것도 얘기한 적이 없었다"며 "의원 개인이 헌법기관으로서 판단할 것으로 했고 방탄국회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불변"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통합진보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불체포특권은 야당 의원에 대한 부당한 정치탄압을 막기 위한 것이지 비리혐의 정치인에게 주는 방탄조끼가 아니다"고 밝혔다.
 
김재연 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의 정치공작으로 있지도 않은 내란음모범으로 몰렸던 이석기 의원에 대해서는 여야가 합심하여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키더니 비리혐의 송광호 의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새정치연합 모두 당론조차 정하지 않고 자유투표에 맡겼다"며 "세월호 특별법 앞에서는 한없이 무능하고, 동료의원 감싸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유능한, 국회의 모습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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