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 4월 CJ GLS와 대한통운의 합병으로 탄생한 CJ대한통운이 최근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84.5% 급증하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진입한 데 이어 주가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고 하반기 택배단가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이달 들어서만 20% 이상 주가가 상승,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도 잇따라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며 CJ대한통운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합병 이후 1년여에 걸친 내부 통합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최우석 CJ대한통운 택배기획관리담당 상무(사진)를 만나 합병 이후 지난 1년간의 숨가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달 추석을 앞두고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해 한창 손이 모자란 가운데서도 합병 시너지에 대한 설명에서는 강한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최우석 상무는 CJ GLS와 대한통운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로 '선순환 구조의 구축'을 가장 먼저 꼽았다. 양사 합병으로 택배물량이 늘고, 국내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택배기사들의 수입이 늘고 서비스가 개선되면서 다시 물량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면서 수익성 개선과 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최 상무는 "지난해 4월 CJ GLS와 대한통운의 택배사업 통합으로 국내 최대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됐다"며 "통합에 따른 생산성 개선을 통해 택배기사들의 수익이 기존에 비해 20% 가량 증가하고, 이로 인해 10%대였던 이직률도 2%대로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동일 지역에 CJ GLS와 대한통운 택배기사가 별도로 상품을 운송했지만 통합 이후에는 담당 기사가 한 지역을 독립적으로 커버하게 되면서 같은 시간에 배송할 수 있는 물량이 30%가량 늘었다. 효율적 구조다. 이렇다 보니 택배 기사들이 처리하는 물량이 늘어 수입이 증가하고 고수익이 보장되면서 이직률도 낮아졌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운영의 효율도 높아졌다. 전국의 물량이 한 데 모이는 허브 터미널에서 전국 각 대리점으로 물량을 실어나르는 간선차량에 더 많은 물량을 적재하게 됨으로써 운영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최 상무는 "택배업은 인프라 중심 사업으로 전국에 얼마나 많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며 "일본의 경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택배시장은 정체 혹은 역성장하고 있지만 1, 2위 업체들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또 택배업이 단순한 물류산업에서 벗어나 사회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촘촘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회 기여도를 높이고, 이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당시 구조대나 경찰보다 더 빨리 현장에 진입한 것이 현지 택배업체였다"며 "전국에 5만여명의 택배기사를 보유한 일본 택배업체가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구호물품 전달 등 사회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사례는 택배업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를 통해 충분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택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상무는 CJ대한통운의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합병 후 1년여에 걸친 내부 통합작업이 마무리 되면서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 상무는 "하반기에는 택배업의 최성수기인 4분기가 포함돼 있고, 기존 운임이 낮았던 고객사를 중심으로 단가인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음은 최우석 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4월 대한통운-CJ GLS 합병 이후 나타난 시너지 효과가 있다면.
▲지난해 4월 대한통운과 CJ GLS의 택배 사업 부문 통합으로 국내 최대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됐다. 택배기사만 전국 1만2000여명에 이른다. 과거에는 동일지역에 CJ GLS와 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따로따로 배송하던 것을 통합 이후 더 적은 수의 택배기사가 더 많은 물량을 배송하게 됐다. 이에 따라 같은 시간에 배송할 수 있는 물량이 약 30%가량 증가하는 등 생산성이 향상됐다. 물량이 늘고 개별 택배기사들의 수익이 높아지면서 매년 10%에 달하던 이직률도 2%대로 뚝 떨어졌다. 이직률 감소로 택배 서비스 수준이 더욱 개선됐고, 다시 물량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
물량이 늘면서 운영효율도 높아졌다. 보통 택배업은 허브터미널에서 전국 각 대리점으로 물량을 운송하는 간선이나 도급 등에서 운영비용이 크게 발생하는데 통합을 통해 간선과 도급의 생산성이 향상돼 운용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다음달 추석을 앞두고 지난 25일부터 특별수송기간에 돌입했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금년에는 예년에 비해 추석이 이른 편이어서 8월부터 추석 특별 서비스 기간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전국적으로 1000명 이상의 임시 인력을 확보했고, 차량도 평시 대비 10~20%가량 늘린다. 특히 물량이 본격적으로 집중되는 다음주부터는 운영시간 확대 등을 통해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또 선물세트나 냉장·냉동 상품의 변질 방지를 위해 각 서브터미널에 냉장고 설치하는 등 고객 클레임을 사전에 최대한 예방하도록 할 방침이다.
-하반기 사업계획과 향후 택배시장 전망은.
▲택배사업은 본질적으로 인프라 중심 사업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위 2~3개사로 시장이 재편되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는 현재 10여개의 택배사가 있는데 물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일부 하위 업체들의 경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5~6년 내에 자연적인 시장의 구조조정을 통해 미국이나 일본처럼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이 재편되고 나면 단가 하락보다는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변할 것이다. CJ대한통운은 이를 대비해서 하반기에 수도권 메가 허브 구축을 진행 중이다. 국내 택배물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 지역의 원활한 배송을 위해 현재 곤지암 지역에 메가 허브 터미널을 짓고 있다. 오는 2017년 완공될 예정이며 국내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