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정치권, 여야 '세월호 합의'로 시끌
2014-08-08 21:52:14 2014-08-08 21:56:27
[뉴스토마토 한광범 기자]앵커 : 여야 원내대표가 7일 전격적으로 그동안 대치를 계속했던 세월호 참사 특별검사 추천방식 등에 대해 합의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합의가 발표되자 거센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정치부 한광범 기자와 대화를 나눠보겠습니다.
 
한광범 기자!
 
기자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 우선 어제 합의 내용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기자 : 네. 어제 합의문은 총 11개 조항으로 돼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핵심적인 조항은 2항과 6항입니다.
 
2항은 세월호특별법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요. 여기에선 특별검사 추천 방식과 진상조사위 구성에 대한 합의가 담겼습니다. 우선 특별검사의 추천을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상의 임명절차'에 따라 진행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즉, 지난달 발효된 상설특검제를 통해 특검을 추천한다는 내용입니다. 진상조사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총 17명으로 하되, 이 중 세 명을 유가족 추천인사로 채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6항에는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 일정이 명시돼 있습니다. 당초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열리기도 했던 청문회가 증인채택 문제로 열리지 못했는데, 이 청문회를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하기로 한 것입니다.
 
앵커 : 그럼 지금 나오는 강한 반발의 배경은 2항인가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여야는 그동안 특검 추천의 주체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해왔는데요. 새정치연합은 공명정대한 수사를 위해선 권력에 독립적인 특검 후보가 추천될 수 있게 야당이 특검 추천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 추천 특검이 오히려 정치적 중립을 훼손시킬 수 있다며 현행 상설특검제 규정대로의 특검 방식을 고수했습니다. 결국 이 부분은 새정치연합의 양보로 새누리당의 뜻대로 현행 상설특검제 대로 특검후보추천위원회가 특검을 추천하기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피해자 가족들과 대한변호사협회 등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특별법으로 설치되는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새누리당이 완강히 버티는 상황이 계속되지, 피해자 가족들은 '야당의 특검 추천'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요. 그것마저 무산되자 강하게 반발하는 것입니다.
 
세월호 가족들은 사고 직후부터 일관되게 진상규명 과정에서의 가족 참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해왔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상설특검제를 통한 특검 추천의 경우 가족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구조이므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 가족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잇는 것 같군요. 주된 비판의 대상은 박영선 원내대표인가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어제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한 가족들은 박영선 원내대표에 대한 배신감에 가까운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의 원내대표로서 세월호 협상과 관련해 야당의 강력한 입장을 견지하고, 청와대 앞 항의 농성까지 진행한 박영선 원내대표가 대한 믿음이 강했던 건데요. 가족들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의 세월호 국면 탈출 시도의 들러리가 됐다고 강하게 성토했습니다.
 
가족들은 오늘 오전 국회에서 박영선 원내대표를 면담하며 이런 뜻을 강하게 전달했습니다. 또 그동안 안산에 머물던 가족들까지 국회로 올라와 농성에 합류했습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가족들과의 면담에서 양해를 구했습니다. 특검 추천권에 대한 여당의 태도가 완강한 상황에서 진상조사위 구성에서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 새정치연합 비대위가 구성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인데, 이번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까요?
 
기자 : 새정치연합은 현재 말 그대로 진퇴양난의 상황입니다.
 
합의 내용을 그대로 지키기엔 당 안팎의 반발이 너무 거세고, 합의를 깨기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우선 박영선 원내대표가 오늘 가족 대표들을 직접 만나 불가피성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피해 가족들은 조만간 총회를 열어 박영선 원내대표와의 면담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르면 주말께 총회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 내부의 문제는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측근으로, 세월호 특별법 협상TF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합의에 불만을 표하며 사실상 간사직 사퇴를 선언했습니다.또 당내 여러 인사들도 SNS 등에 합의안을 비판하며 합의안 파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합의안 반대에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이 조만간 모임을 갖고 집단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세월호 협상으로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으며, 비대위원장 자리에 오른 박영선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이런 당 안팎의 반발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조기 전대’라는 최악의 상황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다른 정당, 시민사회 단체나 네티즌들도 강하게 비난하고 있죠?
 
기자 : 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등 다른 야당들은 합의를 원천 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새정치연합이 지방선거 참패 후 무참히 가족들과 국민들의 요구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밀실야합을 했다며 모든 것을 걸고 합의안 통과를 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월호참사국민대책위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교수노조 등도 각각 기자회견을 통해 재협상을 요구했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비난 일색입니다. 네티즌 사이에선 새정치연합에게 새누리당과 합당하라는 조롱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 그럼 새누리당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 새누리당의 입장은 우리도 대폭 양보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특검법과 관련해선 형사사법체계상 야당이나 진상조사위가 추천권을 받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에서 가족 추천 인사 인원을 당대 반대를 뚫고 양보했다며 할 만큼 했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증인채택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완강합니다. 당초 새누리당이 증인채택 문제에서 양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완구 원내대표가 직접 이날 아침 한 라디오에 출연해 김기춘 비서실장과 정호성 비서관에 대한 증인채택 불가 입장에 대해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앵커 : 글쎄요, 새정치연합에 대해 이처럼 비판이 많은데, 새누리당으로서는 협상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그런 분위기는 없습니까?
 
기자 : 외부적으로는 잘 드러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협상에서 완승을 했다는 점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협상 파트너였던 새정치연합에 대해 일방적인 양보를 했다는 비난이 있는 상황에서 합의에 대해 일방적인 자축을 자제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야당이 특검을 추천하는 상황을 피한 것만으로도 성공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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