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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전 감독 "홍명보 사퇴는 꼬리 자르기"..축구협회 맹비난
2014-07-11 09:35:10 2014-07-11 09:47:08
◇지난달 20일 파주 NFC(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역대 감독 오찬 모임'에 참석한 김호 전 감독(가운데). ⓒNews1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김호(70)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한축구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호 전 감독은 지난 10일 홍명보 브라질월드컵 감독과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동반 사퇴를 놓고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꼬리 몇 센티 자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1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
 
김 전 감독은 "성적이 나쁘면 지도부만 바뀌는데 이런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협회라는 곳은 군림하고 있으면 안 된다. 지도자를 뽑으면 기술위원회에서 충분한 검증을 하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감독은 1964년부터 1968년까지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활약했으며 1994 미국월드컵 국가대표팀 감독과 여러 프로축구팀 감독을 지냈다. 2001년에는 대한축구협회 이사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축구협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감독은 "(행정) 투표권을 그 사람들(고위층)이 갖고 있기 때문에 축구인들이 할 수 있는 권한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그 사람들은 정몽규 회장하고 똑같다. 축구협회 장사하면서 공 팔고 이런 사람들이 거기에 있고 그런 사람들이 10년, 20년을 그러고 있는데 뭐가 바뀌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협회가 지도자나 선수가 좋으면 지원만 하는 것이지 군림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제가 축구를 50년 했는데 축구협회를 가본 적이 10년에 한 번 갈까 말까다"라고 털어놨다.
 
축구계 원로들도 축구협회에 발 디딜 틈이 없느냐는 물음에는 "틈이 없다. 끼워주지 않는다. 뭘 하는지도 모른다"고 일갈했다.
 
김 전 감독은 협회 고위층의 교체를 주장했다. 그는 "사람을 다 바꿔서 새로운 틀을 짜지 않고는 힘들다"며 "지도자를 바꾸는 게 아니고 지금 행정하는 분들이 스스로 들고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30년 가깝게 협회 분들을 만났는데 프로, 프로연맹, 대한축구협회 분들이 모두 돌면서 있다. 행정을 잘못해 한국 축구의 풀뿌리를 다 망가뜨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명보 감독의 사퇴에 대해선 "홍 감독은 국내에서 프로팀 감독이나 어떤 생활을 많이 안 했다. 선수 생활만 해서 한국 축구를 다 보는 건 아니다"라며 "빨리 등용시켜서 잘할 수도 있지만 더 못할 때는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패인은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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