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조세피난처 재산 유출, 형사처벌 대상" 첫 판결
2014-06-27 17:38:55 2014-06-27 17:53:56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소득을 숨긴 '역외탈세' 범죄에 실형을 선고한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황병하)는 27일 특가법상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완구왕' 박종완(66) (주)에드번트엔터프라이즈 대표에게 징역 3년에 벌금 25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번 판결이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많다는 변호인측 주장을 받아들여 박 대표를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박 대표가 국내거주자로 인정돼 납세의 의무를 진 2년 동안 홍콩법인에서 조세피난처인 BVI(British Virgin Island) 소재의 법인으로 돈을 송금한 데 대해 조세 포탈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은 1심 판결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박 대표가 BVI 소재 법인 명의의 계좌 인출서명권을 소유하고, 해당 계좌로 송금을 직접 지시한 지시한 점을 근거로 들어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를 바탕으로 박 대표가 해외로 송금한 돈의 성격을 조세포탈의 대상이 되는 배당소득으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소득을 은닉하려는 의도'로 돈을 송금한 것으로 판단했다.
 
겉으로는 홍콩법인에서 BVI 소재 법인에 돈을 송금했으나, 실제로는 박 대표가 이 돈을 수령한 탓에 한국 과세관청이 소득에 세금을 매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BVI소재 법인 명의 계좌로 입금된 돈을 받고 국내는 물론 세계 어느 국가에도 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과세당국을 포함한 외부에서 자신의 소득을 파악하기 곤란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피고인은 홍콩법인에서 유출한 소득을 개인적으로 취득한 사실을 숨기고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세금 170억여원을 포탈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지난 10년치 소득세 950억원을 납부하고, BVI 소재 법인에 대한 법인을 실시하고 소득을 국내에 신고한 점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소득을 페이퍼컴퍼니에 은닉한 국내 거주자에게 형사책임을 지운 사실상 첫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홍콩법인 근도HK에서 낸 이익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빼돌리는 방법으로 2000년부터 8년간 소득 신고를 누락해 종합소득세 437억원을 포탈하고, 947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박 대표에게 조세포탈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 대표는 봉제인형을 미국에 수출하는 사업으로 큰 수익을 올려 '완구왕'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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