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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월드컵 마케팅, 그 허와 실
2014-06-17 12:46:09 2014-06-17 12:50:37
◇브라질 현지에서 응원을 펼치게 된 MBC '무한도전' 응원단. (사진=MBC)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브라질 월드컵이 막을 올렸다.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경기에 지구촌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에선 우리 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런 가운데 연예계에선 월드컵 마케팅 붐이 일고 있는 상황. 연예계의 월드컵 마케팅은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 걸까. 그 허와 실에 대해 살펴봤다.
 
◇가수 김흥국. (사진=와이드 엔터테인먼트)
 
◇잘하면 득..하지만 지나친 마케팅은 부정적 인식 낳아
 
월드컵 개막과 함께 연예계는 비상 체제에 돌입한다. 전국민의 시선이 드라마, 예능, 가요에서 벗어나 월드컵 축구 경기에 쏠리게 되기 때문.
 
이에 따라 각 방송사는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가요계는 될 수 있으면 월드컵 시기와 겹치지 않도록 앨범 발매 일정을 조정한다.
 
연예인 개인의 입장에선 이 시기를 잘만 이용하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난 2001년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렸던 가수 싸이는 2002년 월드컵 때 거리 응원을 나서 지상파 방송과 인터뷰를 한 것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활동을 재개했다. 또 배우 김수로는 2006년 월드컵 당시 꼭짓점 댄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월드컵을 이용한 지나친 마케팅은 대중들에게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무명 연예인이 얼굴을 알리기 위해 응원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그런 식으로 월드컵 특수를 누리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다 보니 이젠 월드컵을 이용한 마케팅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마케팅을 이용하더라도 얼마나 자연스럽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연예인이 응원에 함께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것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대중들에게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모델 김하율. (사진=형지)
 
◇그 많던 월드컵녀들은 어디로?
 
월드컵은 수많은 월드컵녀들을 탄생시켰다. 뛰어난 외모의 월드컵녀들은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옷차림으로 거리 응원을 펼쳐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월드컵에서 직접 경기를 뛰는 축구 선수들보다 오히려 더 큰 관심을 모을 정도였다. 미나, 한장희, 송시연, 김하율 등이 대표적인 월드컵녀들이다.
 
이중 미나와 한장희는 가수로 데뷔하면서 본격적으로 연예계에 발을 내딛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월드컵녀들이 한창 주목을 받았던 월드컵이 끝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식어버린 것이 사실이다.
 
월드컵녀들이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기존 연예계에선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이 있었던데다가 월드컵 열풍을 등에 업고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연예계에 뛰어들거나 유명세를 치르다 보니 연예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 녹록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수년간 충분히 준비 기간을 거친 뒤 뛰어들어도 만만치 않은 곳이 연예계"라며 "잠깐의 이슈몰이를 통해 반짝 스타가 되는 것보다는 연예계에서 롱런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친동생인 니키타(오른쪽)와 함께 월드컵 응원가를 발표한 미나. (사진=배드보스 컴퍼니)
 
◇줄줄이 발표되는 월드컵 응원가..마케팅 효과는 '글쎄'
 
월드컵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응원가다. 올해도 수많은 응원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배우 손예진, 정일우, B1A4의 바로, 애프터스쿨의 리지 등과 함께 응원단을 꾸린 MBC '무한도전'은 '빅토리송'과 '승리의 시간'이라는 제목의 응원가를 발표했다. '무한도전' 응원단은 브라질 현지에서 이 응원가에 맞춰 흥겨운 응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가수 김흥국은 월드컵 응원가 '쌈바 월드컵'을 내놨으며, 밴드 슈퍼키드도 '고 코리아'란 제목의 응원가를 발매했다. 월드컵녀로 유명세를 떨쳤던 미나 역시 친동생인 가수 니키타와 함께 '뛰어라 대한민국'을 발표했다.
 
이밖에 걸그룹 와썹, 가수 소찬휘, 박현빈도 응원가를 발표했으며,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과 가나 출신인 샘 오취리도 아리랑과 록, 일렉트로닉 장르를 결합한 응원가 '아자! 아자! 아리랑'을 발표했다. 
 
이와 같은 잇단 응원가 발표는 월드컵이 개최될 때마다 반복되고 있는 현상이다. 연예인의 입장에선 월드컵 붐을 타고 대중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 될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대중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응원가는 2002년 월드컵 당시에 발표됐던 YB의 ‘오 필승 코리아’ 정도가 전부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응원가를 통해 월드컵 응원에 힘을 보태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미 수많은 응원가들이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발표되는 응원가들이 어느 정도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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