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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 현빈의 정조..기존 정조와 차이점은?
2014-05-06 15:37:30 2014-05-06 15:41:52
◇현빈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개봉 전 올해 최고의 기대작인 영화 '역린'의 흥행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30일 개봉해 연휴기간 6일 동안 214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서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한 기세다.
 
배우 현빈의 제대후 첫 복귀작과 정재영, 한지민, 조재현, 조정석 등 초호화 캐스팅에 대한 기대감이 관객들을 극장가로 발걸음을 옮기게 하고 있다.
 
이미 수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뤄진 정조였음에도, 그의 극적인 삶의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소재다.
 
영화 '역린'은 정조1년 발생한 정유역변을 다루고 있다. 이는 1777년 7월 28일 홍상범 등이 주축이 돼 사도세자의 서자인 은전군 이찬을 추대하려고 했다는 역모 사건이다.
 
정유역변을 계기로 정조의 견제 세력인 노론이 일부 소탕됐음은 물론, 무려 20여명이 죽음을 맞이했고, 20여명이 귀양을 갔다. 이찬 역시 임금으로 추대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죽임을 당한다. 정유역변은 세력이 약했던 정조가 정국을 자기중심으로 바꾼 계기가 되는 사건이다.
 
'역린'은 정조의 하루를 담았다. 현빈이 그려낸 정조는 권력을 잡은 정순왕후(한지민 분)에게도 도발을 당하는 등 힘이 없는 왕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권력을 잡을 수 있는 때를 기다릴줄 아는 명석한 왕이기도 했다.
 
자신을 따르는 신하들에게는 부드러운 정조의 모습을 그린 현빈은 위태로우면서도 어진 왕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중용23장을 통해 이론과 명분만 앞세우는 신하들에게 면박을 주는 등 학문의 조예가 깊고 활솜씨나 무예에서도 강인함이 있는 왕이다. 실제 역사 속에 정조는 문무에서 모두 뛰어난 모습을 보인 왕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 후반부에서는 군권을 휘어잡은 구선복 장군(송영창 분)을 예리하면서도 날카롭게 회유했고, 자신에게 도발하는 정순왕후의 목을 결정적인 순간에 손에 쥐었다. 계속되는 암살과 신하들의 도발에 지칠대로 지친 모습이었지만, 영리하게 자신이 권력을 잡는 순간을 계획한 것이다. 그의 비범함이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했다.
 
비록 위태롭지만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함과 곧은 심지가 있는 고뇌하는 왕, 기다리던 때를 만난 순간에는 강한 추진력으로 왕권을 잡는 카리스마 있는 정조가 현빈이 그린 캐릭터였다.
 
현빈이 그려낸 정조는 기존 작품들과 차이가 있다. 정조의 일대기를 다룬 MBC 드라마 '이산'은 정조라는 왕보다는 한 인간에 주목한 사극으로, 11살에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고 끊임없이 암살 위협을 겪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지낸 정조의 인간적인 모습을 그려냈다.
 
깊이있고 고뇌하는 모습은 비슷하되 '이산'은 일대기를 다룬 탓이라 그 안에서의 로맨스도 있었다. '이산'에서의 정조는 단순히 왕보다는 인간 이산의 모습에 집중된 느낌이 강했다.
 
KBS2 '한성별곡-正'에서는 안내상이 정조를 연기했다. 안내상이 연기한 정조는 그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정조 24년을 그렸다. 화성천도라는 개혁을 앞두고 여전히 독살의 위험에 시달리는 위태로운 부분과 왕으로서 고뇌하는 부분은 일맥상통한다. 나이에서의 차이는 있지만 무게감은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현빈의 정조는 온전히 왕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안내상의 정조는 왕을 오래한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백성을 생각하는 깊이가 있다. 그럼에도 현빈의 정조가 나이를 먹으면 안내상의 정조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두 사람의 사이에는 공통분모가 많다.
 
채널CGV '정조암살미스테리-8일'에서는 배우 김상중이 정조를 연기했다. 이 작품은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수원 화성으로의 천도를 계획하던 개혁파 정조가 수원으로 행차를 떠난 8일 사이 정조 암살 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세력 사이의 암투를 그렸다.
 
김상중이 맡은 정조는 인간적인 면모보다는 왕권강화, 군제개편 등 왕으로서 모습에 더해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해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오해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모습 등이 세밀하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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