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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中, 저물가로 디플레 조짐..저성장 우려 지속
3월 PPI도 예상 하회..25개월 연속 하락세
내수 약화가 원인..물가 하락세 이어갈듯
"추가 부양책 가능성은 낮아"
2014-04-11 14:12:10 2014-04-11 14:31:29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지난 2월, 1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던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월에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고 중국 정부의 CPI 상승률 목표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식료품 가격이 전월보다 상승하며 3월 CPI가 소폭 상승하는 것을 도왔지만 함께 발표된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문가 예상보다 더 크게 하락하며 물가 상승폭을 제한시켰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지표가 줄줄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경기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때 올해 전반적으로 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중국에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미니 부양책'보다 더 큰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펼칠 가능성은 낮다는게 시장의 중론이다.
 
◇3월 CPI 상승률, 2.4%..PPI는 25개월째 '마이너스'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 상승을 기록해 13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던 지난 2월보다는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1월달 수치이자 사전 전망치인 2.5% 상승을 밑돌고, 올해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CPI 상승률 3.5%보다도 1%포인트 이상 낮다. 

◇중국 CPI 추이(자료=investing.com)
 
세부적으로는 식료품 가격이 전년 대비 4.1% 상승했고 식품가격을 제외한 물가는 1.5% 상승했다.
 
도시 지역의 물가 상승률은 2.5%를 기록해 2.1%를 기록한 농촌 지역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아울러 소비품 가격과 서비스 가격은 각각 2.2%, 2.8% 올랐다.
 
반면 담배와 주류 가격은 0.7% 하락했고 주류 중 특히 포도주 가격이 1.8% 하락했다.
 
교통 및 통신 가격도 0.4% 하락했다.
 
이로써 올해 1분기 전체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의 1분기 2.4% 상승을 하회하는 것이다.
 
함께 공개된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5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3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 2.3% 하락했다. 이는 사전 전망치 2.2% 하락보다 부진한 결과다.
 
올해 1분기 PPI는 지난해 1분기 대비 2.0%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지난해 1분기 수치인 1.7% 하락보다 악화된 것이다. 
 
◇中 물가, 식료품 가격 상승에 소폭 올랐지만 PPI가 상승폭 제한 
 
중국 국가통계국은 3월 CPI 상승률이 2월에 비해 소폭 상승한 배경으로 식료품 가격 상승을 꼽았다.
 
실제로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1% 상승했는데 이는 2.7% 상승한 2월보다 상승세가 강화된 것이다. 
 
특히 채소와 과일 가격이 각각 12.9%, 17.3% 급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우유 및 유제품 가격은 11.3% 올랐다. 
 
다만  PPI가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중국 내수 경제가 약해지고 있는 것은 CPI 상승폭을 제한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잃어버리고 특히 내수가 약해지면서 CPI 상승폭을 제한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WSJ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과 더불어 중국의 내수 약화와 제조업 부문의 생산 과잉이 PPI 하락을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왕타오 UBS이코노미스트 역시 "오늘 CPI 상승률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내수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경제 지표들은 줄줄이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3월의 무역수지 지표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하고 수입은 1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HSBC가 집계한 3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48을 기록해 8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첸 자잉동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나온 CPI는 직전월보다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긍정적인 소식보다는 문제에 가깝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향후 물가 전망 우울..그럼에도 부양책 가능성은 '글쎄'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소비자 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CPI 상승률이 2.8%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3년 중국의 CPI는 2.6% 상승을 기록한 바 있다. 
 
중국정보센터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체 중국의 CPI 상승률이 2.5%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PI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점을 고려할 때, 물가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PPI 하락은 중국 기업들의 수익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고 기업 매출 감소는 경기 둔화를 발생시켜 물가 하락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주빈하이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PPI의 지속적인 하락, 외화 환율 등 대내외 환경이 중국의 CPI 상승을 억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중국 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그레이스 응 JP모건 중국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장에서는 중국 회사채 디폴트 등에 대해서 가장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실제로 우려해야 할 것은 PPI 하락, 즉 'PPI 디플레이션'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PPI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기업 부채 문제가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마켓뉴스인터네셔널(MNI)그룹 역시 이날 나온 지표에 대해 "PPI가 중국 경제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키운다"고 분석했다.
 
주과오 에버라이트시큐리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대규모 부양책을 펼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 10일 보아오 포럼에 참가한 리커창 중국 총리는 "단기적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을 쓸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리 총리는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건강하게 발전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달 초 발표한 미니 부양책은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MNI 그룹은 "시장에서는 부양책을 기대하지만 PPI 하락은 왜 중국 기업들의 과잉생산문제점과 중국 정부가 왜 부양책을 꺼리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며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펼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인플레이션 하락 때문에 대규모 부양책을 펼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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