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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부호들)⑪'알파걸' 성공기..장신 소호차이나 회장
포춘지 "전세계 영향력있는 50대 여성 기업인" 2년 연속 선정
홍콩의 가난한 이민자에서 中 부동산 업계 스타로
'건축 예술' 강조하며 중국 건축 시장에 '새바람'
2014-03-24 10:00:00 2014-03-24 10:00:00
◇장신 소호차이나 회장(사진=소호차이나 홈페이지)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알파걸'. 공부, 운동, 대인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남성과 동등하거나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엘리트 여성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과 함께 저돌적이고 도전정신을 지닌 강한 여성이 다수 등장하며 만들어진 신조어지요.
 
장신(張欣, 사진) 소호차이나 회장도 전형적인 알파걸의 모범인데요, 총 보유자산은 37억달러(2014년 3월 포브스 집계 기준, 약 3조9900억원)로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는 아니지만 주요 여성 기업인 리스트에는 꾸준히 이름을 올려 그 영향력을 짐작케 합니다. 
 
실제로 장 회장은 지난 2월 미국 포춘지가 선정하는 전세계 영향력있는 50대 여성 기업인에 2년 연속으로 선정됐고 포브스, 파이낸셜타임즈(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주목하는 여성 지도자로도 계속해서 꼽히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8년 연속 다보스포럼의 '영 리더'로 선정되기도 한 장 회장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팔로워 수만도 750만명에 이르는 진정한 '알파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 회장은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라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가난을 피해 중국 대륙에서 홍콩으로 건너간 그는 14살의 어린 나이부터 공장의 저임금 노동자로 일했습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스러운 환경에서도 그는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쉬지않고 달렸습니다.
 
5년간 공장에서 모은 3000파운드(약 530만원)와 영어 사전 한 권만 달랑 들고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서식스대학과 캠브리지대학을 거쳐 1992년 세계 금융의 중심이라 불리는 월가에 입성합니다.
 
이후 3년간 골드만삭스, 트래블러스그룹 등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곳에서 금융인으로 편안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던 장 회장은 돌연 귀국을 선택합니다.
 
훗날 그는 "사람들이 말하는 중국의 변화상이 매우 흥미로웠다"며 "나 역시 그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중국으로 돌아온 장 회장은 운명적인 한 사람을 만납니다. 바로 소호차이나의 공동 창업주이자 남편인 판스이(潘石屹) 이사장입니다.
 
만난지 2주만에 결혼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불꽃튀는 사랑 만큼이나 사업적으로도 완벽한 파트너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거용 부동산에 집중을 할 때 이들은 상업용 부동산 개발에 관심을 뒀습니다. 또 중국에 처음으로 소호(SOHO, small office home office) 개념을 도입해 중국의 새로운 창업 열기를 성공적으로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장 회장이 부동산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 중 하나는 상업적인 이윤 추구와 함께 건축 예술을 중시했기 때문입니다. 천편일률적인 건물이 아닌 그 자체로도 예술적 가치를 가진 랜드마크 건설을 추구한 것입니다.
 
대표적 작품이 만리장성 근처의 럭셔리 호텔 '코뮌 바이 더 그레이트 월'입니다. 만리장성 아래 부지를 마련해 12명의 아시아 유명 건축가에게 각자의 개성에 맞는 설계를 부탁해 현대 건축 야외 박물관이라 불리는 걸작을 만들어냈지요.
 
2002년 제8회 베니스 국제건축비엔날레에서 건축예술대상을 수상한 '코뮌 바이 더 크레이트 월'은 현재 파리 퐁피두 센터에 미니어처 형태로 전시돼 있습니다.
 
◇12명의 아시아 유명 건축가가 참여한 '코뮌 바이 더 그레이트 월' 중 일부.(사진=소호차이나 홈페이지)
 
이 밖에 장 회장은 소호차이나를 부동산 개발업체 중 아시아 최대 규모(19억달러)로 홍콩 증시에 상장시키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뉴욕의 GM빌딩 지분 40%를 7억달러에 매입해 중국 기업 중 미국 부동산 투자 신기록을 세우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 설계를 맡은 것으로도 유명한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는 갤럭시 소호 설계로 연을 맺은 장 회장에 대해 "건축가의 혁신과 진정성을 존중해 준다"며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건축 세계에서 여성으로서 성공적인 길을 걷고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판스이 이사장은 "현명하고 능력있는 아내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이렇듯 가정과 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장신 회장. 그야 말로 수 많은 여성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모델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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