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중국 인터넷업계 두 공룡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맞붙었다. 양사는 각각 현지 전자상거래, 인터넷·게임 분야에서 확고한 위상을 구축한 기업으로서 엄청난 시장 규모와 미래 성장성에 힘입어 150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서로 영역을 침범하면서 갈등이 조성되고 있다. 전운은 2010년 텐센트가 전자상거래 시장 분야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감돌았다. 텐센트는 그루폰과 함께 중국 내에서 소셜커머스 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미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기업인 팹닷컴에 투자하는 등 실제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알리바바가 대응에 나섰다. 다양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텐센트와 달리 사업 포트폴리오가 상당히 취약한 터라 긴장감은 클 수 밖에 없었다. 알리바바는 포털사이트 아리윈닷컴을 대폭 강화하고,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시나웨이보를 인수했다. 그리고 모바일 메신저 라이왕을 출시했다.
◇ 기자회견 중인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모습 (사진=로이터통신)
게임과 더불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텐센트의 핵심사업이었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 위챗은 이용자 6억명을 돌파하며 강력한 모멘텀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텐센트는 위기감에 다시 한번 맞불을 놓았다.
결제서비스 텐페이를 고도화하며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를 압박한 것이다. 또 온라인쇼핑몰 JD닷컴의 지분 15%를 2억1470만 달러에 인수하고 전자상거래 업계 2위 업체 징둥의 지분매입을 시도했다.
이에 질세라 알리바바도 텐센트의 ‘텃밭’으로 꼽히는 게임시장 진출을 적극 알렸다. 또 2억명 가입자수를 보유한 신흥 모바일 메신저 탱고에 2300억원을 투자했다. 양사의 경쟁이 이제는 치킨게임으로 번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두 공룡기업이 맞붙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과 연관지어 분석한다. 이들에 따르면 플랫폼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서비스 확장이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인수 및 신규 서비스 출시 등 ‘몸집불리기’가 수반되며 타 영역 사업자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 중국 선쩐 텐센트 본사에서 마화텅 대표 (사진=로이터통신)
최근 검색사업자 구글이 온라인쇼핑 서비스를 내놓고,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디바이스 시장에 진출한 게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오픈마켓 서비스 ‘샵N'을 내놓고 옥션, 지마켓과 직접 경쟁한 사례가 있다.
또 하나 현실적인 배경으로 양사 모두 지속성장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다. 텐센트는 이미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알리바바는 뉴욕증시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언제나 모멘텀에 대한 목마름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양사는 지금까지는 가능한 충돌하지 않는 데 암묵적 합의가 있었지만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대립각을 세우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며 “알리바바가 상장에 성공해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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