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유서의 내용이 고인의 날인없이 수정됐더라도 단순히 정정한 것에 불과하다면 법적 효력을 가진다는 판결이 나왔다.
A씨는 2008년 5월 재산 50억원을 장학재단에 기부하고, 둘째딸에게 아파트 한 채을 물려주는 내용의 자필 유서를 썼다. 나머지 재산은 둘째딸을 포함한 3명에게 균등하게 배분한다는 내용도 유서에 담겼다.
유산상속에서 제외된 첫째딸 등 자녀 3명은 법으로 보장받은 일정 상속재산(유류분)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유서에 삭제되거나 변경된 부분에 A씨의 날인이 없어 유서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민법은 유언을 삽입, 삭제, 변경하려면 유언자가 이를 자서하고 날인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해당 유서의 변경된 부분에는 A씨의 자인(自印)이 없었다.
그러나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재판장 한숙희)는 "유언의 효력은 유효하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유서에서 삭제되거나 변경된 부분은 오자를 정정한 것으로 의미를 명백히 알 수 있고, 유언의 실체적인 내용인 재산 분배와는 전혀 관계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유류분 침해주장은 받아들여 A씨에게서 재산을 상속한 3명에게 23억8000여만원을 반환하라고 덧붙였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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