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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카카오 獨走시대?)①모바일 시장의 지배자 '카카오'
자사 서비스 우선.."시장지배력 남용" 비판도
2014-03-11 11:17:48 2014-03-11 11:22:03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지난 2010년 3월 등장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출시 4년만에 국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카카오톡은 기존 문자를 대체한 것은 물론 게임·음악·패션·사진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카카오가 거대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과거 네이버가 검색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인터넷 생태계를 교란했던 문제점이 모바일에서도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는 자사서비스를 우선 노출하는 방식으로 다른 중소기업들의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었다. 특히 카카오가 "100만 파트너와 함께 하는 건강한 모바일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공언하면서도, 뒤로는 자사 서비스와 제휴 서비스를 우선 노출함으로써 공정거래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모바일시대, 독점적 플랫폼으로 성장한 카카오을 둘러싼 논란을 5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출시 4년만에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모바일 플랫폼 회사로 성장했다.
 
하루 약 2500만명에 이르는 순이용자(DAU), 네이버를 제치고 인터넷업종 브랜드 가치 1위, 모바일서비스 이용점유율 1위,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 85% 등 국내에서 카카오의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카카오의 행보는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4)에서 카카오는 한국 벤처업체 최초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왓츠앱은 단순한 메시징 앱이지만, 카카오톡은 소셜 플랫폼"이라는 이석우 카카오 대표의 기조연설을 비중있게 다뤘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카카오가 약 20억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진행중이라며, 상장 주관사 선정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플랫폼 ‘카카오’의 막강한 영향력, 문제는 없나?
  
랭키닷컴이 발표한 ‘2013년 모바일 앱 이용시간 점유율’을 보면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메신저 분야에서. 카카오톡의 점유율은 85%에 달한다.
 
압도적인 스마트폰 메신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성장한 카카오 플랫폼은, 상위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의 영향력을 뛰어넘고 있다. 
 
양대 앱스토어의 매출 상위 50위에 포함되는 앱의 70~80% 가량이 '카카오게임'으로 채워졌으며, SNS(카카오스토리), 음악(카카오뮤직), 도서출판(카카오페이지), 패션(카카오스타일) 등도 해당 분야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문제는 카카오가 이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방식이 과거 IT서비스 분야의 독점사업자가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자체서비스 이용률을 높이는 '락인(lock-in)전략'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포털사업자가 검색결과에 자체 서비스를 우선 노출해 사용자를 묶어두거나, 운영체제 업체가 인터넷 브라우저를 기본 탑재해 사용자들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을 낮추는 행위 등이 락인전략을 이용한 대표적인 시장지배력 남용사례로 꼽히고 있다.
 
카카오도 카카오톡 내에 자사서비스나 제휴서비스를 우선 노출해 락인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상생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락인효과를 누리는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상당수 카카오가 자체 개발했거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참여한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회사들의 것으로 구성돼 있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공공성을 가장한 장사속'라는 지적을 제기한다.
 
한 모바일 광고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 내 우선 노출되는 서비스들은 대규모 마케팅비용을 투입하는 마케팅보다 훨씬 효과가 높다”며 “과거 네이버가 검색결과에 자체서비스를 우선 노출해 막대한 홍보 효과를 누렸듯이, 카카오도 모바일 분야에서 비슷한 영향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한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사진출처=카카오 홈페이지)
 
◇’카카오 플랫폼’, 시장지배적 사업자인가?
 
카카오의 사업영역인 ‘모바일 플랫폼’ 분야에서 시장지배(독점) 문제를 다루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지만, 지난해 거센 논란을 낳았던 네이버의 독점 논란을 살펴보면 모바일에서도 이와 같은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간한 2013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에서는 '가치사슬 부문의 중요성이 증대함에 따라 인터넷 생태계의 관문 역할을 하는 포털의 통합검색서비스도 독립된 시장'이라고 규정했다.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에 따라 검색과 같은 부가통신서비스도 단일 시장으로 구획될 수 있다는 국가의 정책방향이 제시된 것이다.
 
시장 구획이 확정되면 공정거래법에 정의된 점유율에 따라 독점사업자로 분류될 수 있다.
 
더불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도 대통령업무보고에서 앱스토어, 포털, SNS 등 분야에서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사업자 배제, 콘텐츠 제공업자 차별 행위 등 경쟁제한행위를 집중 감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포털검색’이 인터넷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에 따라 별도 시장으로 구획된 것처럼, 다양한 제휴 사업자들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모바일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에 대한 시장 영향력을 따져볼 시점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측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와 함께 상생을 위해 건강한 모바일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많은 파트너사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과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모바일게임·콘텐츠·커머스 등 다양한 서비스들에 대한 지원 방안 역시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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