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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성장 ETF, 외국인 이탈로 '급제동'
올들어 두달새 수탁고 ⅓ 넘게 급감
2009-02-26 07:31:36 2009-02-26 07:31:36
고성장을 지속해온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금융불안 속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수탁고가 급감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의 총 설정액은 23일 현재 1조9천400억원으로 올해 들어 1조1천400억원(37.0%) 줄었다.

작년 말 3조800억원으로 1년 동안 150% 이상 급성장했지만, 이후 2개월도 안 돼 수탁고가 3분의1 넘게 감소한 셈이다.

업계에선 국내 ETF 시장의 급팽창을 가져왔던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연초 이후 대규모로 빠져나간 데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과 주식 베이시스(현·선물 가격차) 악화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많았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았던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ETF들의 수탁고 감소가 두드러진다.

'우리CS KOSEF200ETF'는 작년 말 4천400억원이 넘던 설정액이 현재 500억원으로 90% 가량 급감한 것을 비롯해 '한국KINDEX200상장지수'가 65%, '미래에셋TIGER200상장지수'는 60% 감소했다. '삼성KODEX 200 상장지수'도 5천800억원에서 4천500억원으로 22% 줄었다.

우리CS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환율 상승과 선물 약세에 따른 베이시스 악화로 외국계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배당액 축소도 ETF 자금 이탈의 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삼성투신운용 관계자는 "배당액이 당초 예상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자, 연말 배당을 보고 들어왔던 자금들이 배당액이 확정되는 주총 이전에 미리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TF는 코스피200지수와 같은 주가지수(인덱스) 구성 종목에 고루 투자해 수익률이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인덱스펀드를 만든 뒤 이를 상장시켜 주식처럼 거래하도록 만든 상품으로, 일반 펀드와 달리 설정하거나 해지할 때 '자금'이 아닌 '주식'으로 납입되거나 인출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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