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서울시 간첩사건 증거 위조'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해당 증거들은 중국 심양 주재 한국영사관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영사관 측이 가짜라고 밝힌 문서들이 위조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16일 오후 2시부터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피고인 유우성씨(34)의 출입경기록 입수 과정 등을 설명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중국대사관이 위조됐다고 밝힌 '화룡시 공안국 출입경기록 조회결과', '삼합변방검사참의 유우성의 출입경기록 정황설명서에 대한 회신', '화룡시 공안국이 선양 주재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발송한 공문' 등 3건의 문건을 입수한 경위를 집중 설명했다.
검찰은 먼저 지난해 9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영사증명서에 첨부된 유씨의 출입경기록을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문서에 대해 검찰은 "첩보 수준의 문서라 아주 조잡했고 인쇄상태도 불량했다. 발급기관도 기재가 되어 있지 않았고, 중국관공서의 발급 여부도 확인이 불가했다"며 "증거능력을 부여받기 어려워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자신들이 수사단계에서 확보한 진술이 뒤집어지자 중국당국이 발행해준 출입경기록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확보한 것이 화룡시 공안국이 발급했다는 출입경기록 2부다. 이 기록들은 중국대사관 측이 위조됐다고 밝힌 문제의 출입경기록이기도 하다.
1부는 화룡시 공안국 관인이 찍힌 출입경기록이며, 나머지 1부는 화룡시 공안국 관인 뿐 아니라 공증처 관인까지 찍혀있다.
검찰 측은 "이들 문서에 대해서는 공무원이 발부해준 것이기 때문에 사실로 증명됐다고 판단해서 증거로 제출했다"며 "기존 공소사실과 일치하지 않음에도 있는 그대로의 '최우량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유씨를 기소할 당시 유씨가 한 번은 출입국 사무소를 통해, 나머지 한 번은 도강을 통해 북한에 밀입국했다고 공소사실에 밝힌 바 있으나 검찰이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유씨는 출입국 사무소를 통해 북한에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해 10월24일 국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문제의 출입경기록 2부가 화룡시 공안국이 발급한 출입경기록인지 확인하기 위해 사실조회를 요청했고, 다음달 27일 화룡시 공안국으로부터 "출입경기록을 발급해 준 사실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중국 측이 위조됐다고 밝힌 또 다른 문서다.
검찰은 이 문서에 대해 화룡시 공안국의 팩스번호와 팩스를 보낸 시간, 중국 주재 심양영사관에서 해당 팩스를 수신했다는 팩스 대장을 이날 공개하고 "중국 측이 위조됐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유씨의 출입경기록에서 입국했다는 기록만 세 번 나타나 있는 것은 중간에 출국기록을 입국기록으로 오기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 나와 있는 삼합변방검사참 발행의 '정황설명' 문서에 대해서도 "외교부 공식 루트를 통해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유씨의 변호인 측이 제출한 증거들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고 조작한 불법자료"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인모임(민변) 측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위조는 없다는 것"이라면서 "증거제출과정까지 위조됐다는 가능성을 생각하지도 못했고 위조가 아니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다만 검증해볼 필요는 있어보인다"며 "앞으로 진상규명을 할 예정이고 검찰은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증거인 '화룡시 공안곡 출입경기록 조회결과', '화룡시 공안국이 선양 주재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발송한 공문' 등 2건의 문서를 국정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의 발표내용을 종합해보면 검찰은 '국정원으로부터 문서를 전달받았고 이를 재판과정에서 증거로 제출했을 뿐'이라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이에 대해 문서들에 대한 위조가 사실이라도 검찰은 위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소위 '져나갈 구멍'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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