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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때문에"..'올림픽 대박'도 놓친 닭·오리 농가
AI 발생후 닭·오리 소비량 각각 49%, 64% 줄어
2014-02-14 14:48:40 2014-02-14 14:52:31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닭·오리 사육 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닭·오리 소비 성수기인 올림픽 기간이 돌아왔지만 AI 발생 여파로 오히려 소비량이 크게 줄고, 소비자들의 닭·오리고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농림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AI가 발생한 이후 국내 닭·오리 소비량은 하나로마트 판매액 기준으로 닭 49%, 오리 64% 각각 줄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닭고기, 오리고기 소비량이 AI 여파로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닭 사육농가와 닭고기 판매업체들은 올해 2월 소치 동계올림픽과 6월 브라질 월드컵, 9월 인천 아시안게임 등 3대 스포츠 대회를 맞이해 병아리 입식을 크게 늘려 닭 사육 마리 수를 늘렸다.
 
소비자들이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밤마다 이른바 치맥(치킨+맥주)을 찾을 것이고, 그만큼 닭고기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News1
 
하지만 지난달 예상치 못한 AI 발생으로 닭·오리 소비량은 급감했고, 지난 6일 소치 동계올림픽이 개막해도 그 여파는 이어지고 있다.
 
이창호 한국오리협회장은 "예년 같으면 올림픽 기간이 닭·오리 소비 성수기여서 농가들이 밀려드는 출하주문을 맞추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텐데, 최근에는 오히려 소비량이 크게 줄어 농가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이어 "닭·오리 농가에 AI보다 더 무서운 건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소비자들이 닭·오리고기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AI 발생으로 농가들의 타격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대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고병원성 AI 피해 농가에 살처분보상금, 소득안정자금 등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닭·오리에 대한 소비가 위축되지 않도록 소비 진작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동필 장관이 연일 닭·오리고기 안전성 홍보 및 소비촉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장관은 "유통업체, 계열업체 모두가 국민들에게 우리 닭·오리가 안전하다는 것을 적극 홍보해달라"며 "국민들도 닭·오리고기를 많이 드시고 어려운 가금농가들을 이해하고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14일에는 42개 정부 부·처·청 대변인들과 출입기자단도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닭·오리고기 홍보를 위해 직접 거리로 나섰다.
 
이날 행사에서 부처 대변인들은 시민들에게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닭·오리고기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다는 점 ▲닭·오리고기는 익혀서 먹으면 바이러스가 사멸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태헌 농식품부 대변인은 "AI 때문에 닭·오리 농가의 어려움이 많은데 이번 행사가 조금이나마 시름을 덜어드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열린 국내산 닭·오리고기 범국민 소비촉진 캠페인에서 닭·오리 요리를 시식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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