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사장의 속도경영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
취임 하루 만에 KTF와의 합병 발표로 통신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더니만 한 달여 만에 조직을 통째로 바꾸는 대규모 실험을 단행하고 있다.
KT의 한 직원은 "변화의 속도가 지금과 같다면 1년 뒤에는 모든 직원이 뼛속까지 바뀌어 있을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발자취를 보면 그 스피드를 느낄 수 있다.
지난달 1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KT 수장에 오른 이 사장은 당일 취임 일성으로 '올 뉴(All New) KT'로 변화를 강조한 뒤 상품별로 나뉘었던 조직을 홈 고객, 기업고객 등 고객군을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역본부를 18개로 세분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동안 KT를 이끌어오던 임원들은 과감하게 정리됐으며 3천 명에 달하는 본부 및 스태프 인력을 현장 발령했다. 이들 인력은 2주간의 교육훈련을 마치고 다음 주 전국 지사 등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어 엿새 뒤에는 '산업 내 지배력을 회복하고 해외진출을 가속화, IT산업의 재도약을 이끌겠다'며 KTF와의 합병을 발표하고 곧바로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인가를 신청했다.
2월 들어서는 하위직 인사까지 마무리, 조직변화에 따른 틀을 다진 다음 자신을 위원장으로 하는 '그린(Green) IT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KT는 3월 초 녹색선진국 건설과 녹색기술 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실현할 '그린 KT, 그린 코리아 프로젝트'의 세부안을 확정하고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24일에는 합병 이후 유무선 통합 경영체제에 대비한 경영체제 정비, CEO의 명칭을 사장에서 회장으로 한 단계 높이고 3-4개 사업부문을 소사장제(CIC)로 전환하는 한편 사업목적에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 사장의 또 다른 경영스타일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임원 승진 인사에서는 현장의 간부들을 대거 발탁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또 인터넷 화상회의시스템을 모든 임원실로 확대, 현안들을 직접 챙기며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부사장, 전무, 상무 및 상무보로 명시되어 있던 집행임원의 구분을 경영상황에 따라 이사회가 정하도록 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기로 한 것도 직급에 구애 없이 능력 있는 임원의 발탁인사를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비용과 관련해서는 벌써 '짠돌이 사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취임하자마자 임원들의 성과급 20%를 반납케 하고 각종 비용절감 방안을 내놓더니만 최근에는 전 부서에 경비 50%를 줄이라고 채근하고 있다.
이런 경영스타일에 일각에서는 "너무 속도가 빨라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라며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직원들은 대체로 "이제 제대로 된 민영기업의 길을 가는 것 같다"며 동조하는 눈치다.
2002년 민영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KT가 이석채의 요술봉에 1년 뒤 어떻게 달라질지 벌써 관심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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