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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900선 붕괴, 하락 추세 신호탄?
2014-02-04 16:39:55 2014-02-04 16:44:00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절기상 입춘이었지만, 주식시장은 미국발 한파에 꽁꽁 얼어붙었다.
 
4일 현·선물시장에서 모두 갭하락으로 출발한 3대지수가 일제히 1% 넘게 밀린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1900선마저 내주자 국내증시의 추세적인 하락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3.11포인트(-1.72%) 하락한 1886.85에 마감되며 연저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내준 것은 지난해 8월28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6.06포인트(-1.18%) 하락한 507.56에 거래를 마쳤고, 지수선물은 4.71포인트(-1.88%) 내린 245.30을 기록했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단기적 조정 국면인 것은 맞지만 추세적인 하락장까지는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1차적 지지선으로 여겼던 1880선 전후에서 하방지지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코스피지수가 더 하락하려면 추가적인 악재가 발생해야 하고 이 경우 2차 지지선은 1850선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가 이처럼 급락한 것은 전날인 3일(현지시각)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월 제조업지수가 51.3을 기록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발표 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와 S&P500, 나스닥지수는 모두 2% 넘게 급락했다.
 
증권가는 미국 연준의 추가 테이퍼링 결정과 중국의 제조업지표 부진 등은 '예상했던' 악재였지만 미국 ISM 제조업지수의 급락은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였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4개월째 기준선 50을 웃돌고 있는데다 계절적인 요소도 짙은 만큼 일시적인 지표 하락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높아진 재고 부담과 연초 기상 악화가 겹치면서 ISM 쇼크가 발생했다"며 "당장은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조금 둔화될 수 있겠지만 이 점이 반드시 증시 조정을 유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ISM 제조업지수의 방향성보다는 50 이상을 유지하는지 여부가 주식시장에선 더 중요한 변수"라며 "리스크는 미국 내부보다 외부에 존재하는 만큼 자산관리상품(WMP) 디폴트 이슈와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중국의 정책 대응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훈 연구원은 "중국의 제조업지수는 통상 1~2월엔 저조하고 3월에 회복 국면을 맞았다"며 "미국 증시의 매물소화과정과 추가 테이퍼링·지표 악화에 따른 투심 악화, 어닝시즌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2월이 지나야 증시의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속되고 있는 신흥국 금융위기도 현 시장의 불안요소지만 이로 인한 추가적인 가격 조정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5~8월 신흥국 금융위기가 부각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국내증시의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당시 외국인을 매수로 돌아오게 한 배경에 중국 증시 모멘텀이 있었던 만큼 중국의 경제동향은 이번에도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6600억원을, 선물시장에선 5600계약 가량을 팔아치웠다.
 
김 연구원은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공세가 단기 정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물시장의 매도압력 진정과 관련해 외국인의 선물 매매동향이 수급상 관전포인트"라며 "코스피지수의 경우 1900선 이하에서 과매도권 국면으로 파악되는 만큼 기술적 반등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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